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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볕아래 콜록콜록, 감기 입원 60% 급증

입력 | 2018-07-27 03:00:00

찜통에 있다가 에어컨 튼 실내로… 급격한 온도차에 면역력 떨어져





“여름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데….”

감기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폭염이 계속되면서 무더운 실외와 에어컨을 튼 실내, 즉 ‘냉탕’과 ‘온탕’을 오가다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전국 192개 병원급 이상의 표본감시 의료기관에서 감기(리노바이러스 감염)로 입원한 환자는 139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71명)보다 60% 늘었다고 26일 밝혔다. 감기와 폐렴 등 다른 급성 호흡기 질환을 복합적으로 일으키는 아데노바이러스 등 감염증 환자까지 확대하면 입원 환자는 2025명에서 3527명으로 74.2% 증가했다. 인플루엔자(독감) 입원 환자도 33명에서 78명으로 늘었다.

감기 증상으로 동네 의원을 찾은 외래 환자까지 포함하면 실제 환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용산구 B의원장은 “올여름엔 예년보다 감기로 찾아오는 환자가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보통 감기는 날이 추울 때 잘 걸린다는 통념과 반대되는 결과다. 올해는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이어지며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열사병 등 온열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가 지난해 293명에서 362명으로 23.5% 늘었다. 감기와 온열질환 환자가 동시에 늘어난 것이다.

전문가들은 밤낮의 온도 차가 큰 환절기처럼 최근 폭염과 과도한 에어컨 사용으로 실내외 온도 차가 커지면서 면역력이 떨어져 감기에 쉽게 걸린다고 분석했다. 온도 차가 심하면 호흡기 점막이 쉽게 말라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감기의 원인인 리노바이러스가 침투해도 이를 물리쳐주지 못한다는 뜻이다. 에어컨 필터를 자주 청소하지 않으면 바이러스가 더 쉽게 전파될 수 있다.

고윤석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여름 감기를 우습게 보다간 폐렴으로 악화할 수 있다”며 “콧물과 재채기뿐 아니라 열까지 나면 반드시 병의원에 들르고, 평소 에어컨 필터를 자주 청소해 미리 예방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한성희 인턴기자 한양대 경영학부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