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79일 만에 돌아와 92분 만에 환호성… 정현, 애틀랜타오픈 가볍게 8강

입력 | 2018-07-27 03:00:00

메이저 포기하고 국내 재활 전념… 부상 잦던 발목, 근력 100% 회복




5월 초 이후 부상으로 코트를 떠나 있던 정현이 26일 복귀 무대인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애틀랜타 오픈 단식 16강전에서 테일러 프리츠에게 강력한 서브를 넣고 있다. 정현은 프리츠에게 16개의 서브 에이스를 허용했지만 안정된 스트로크를 앞세워 승리를 낚았다. 라코스테 제공


두 달 반 만에 코트에 돌아온 정현(22·한국체대)의 표정은 밝았다. 이런 자신감이 복귀전 승리로 연결됐다.

세계 랭킹 23위 정현은 26일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애틀랜타오픈 단식 16강전에서 세계 65위 테일러 프리츠(미국)를 1시간 32분 만에 2-0(6-4, 7-6)으로 누르고 8강전에 올랐다.

정현은 5월 8일 마드리드오픈 1회전에서 패한 뒤 오른쪽 발목 부상으로 코트를 떠나 있었다. 프랑스오픈, 윔블던 등 메이저 대회를 포기한 대신 국내에서 치료와 재활에만 전념했다. 상승세를 탈 만하면 부상에 발목이 잡혔던 전례를 감안해 길게 내다본 것이다.

라코스테 제공


7주 가까이 정현의 스포츠 재활 프로그램을 주도한 홍정기 차의과대 스포츠의학대학원장은 “정현은 만성 발목 불안정성 증세를 갖고 있어 근력 및 파워 유지, 근신경 제어 훈련을 수행했다”며 “60% 수준이던 발목 근력과 반응 속도가 거의 100%까지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정현은 하루 2시간씩 발목 근력 운동과 발목근신경 제어 운동 등에만 집중했다. 단순 동작을 반복해야 하는 지루한 과정을 견뎌냈다. 또 한국체대에서 테니스를 치면서 심폐기능 향상에도 매달렸다.

정현은 “공백기 때문에 설렘과 기대감을 갖고 코트에 나섰다. 다시 이길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후반기를 건강하게 보내는 게 목표다. 시즌 초반 보였던 상승세를 유지하고 싶다”고 전했다.

홍정기 차의과대학 스포츠의학대학원장과 재활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 정현. 홍정기 박사 제공


컨디션 회복과 함께 롱런의 발판을 마련한 정현은 ATP투어가 집계하는 위기관리지수(under pressure) 부문에서 247.6점으로 1위에 올랐다. 자신의 서브 게임을 빼앗기거나 타이브레이크 상황 등 경기 도중 긴박한 상황을 극복하는 능력을 비교하는 이 부문 1위를 통해 정현은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을 과시했다. 세계 1위 라파엘 나달(238.7점)은 7위였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