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등판 탬파베이 마무리 로모 9회 내야수 변신해 원아웃 잡자 다시 마운드 오르는 진풍경 연출
메이저리그(MLB)에서 고교야구에서 볼 법한 변칙 기용이 나왔다.
최지만이 뛰고 있는 탬파베이가 26일 뉴욕 양키스와 안방경기를 치르면서 나온 일이다. 이날 탬파베이 마무리 투수 세르히오 로모는 1과 3분의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12세이브를 기록해 팀의 3-2 승리를 지켰다.
이날 팀이 3-1로 앞선 8회초 1사 1, 3루 때 등판한 로모는 희생 플라이로 승계 주자의 득점을 허용했지만 3-2로 앞선 채 이닝을 마쳤다. 9회초 시작과 함께 로모는 투수가 아닌 ‘3루수’로 변신했다. 양키스가 대타로 좌타자 그레그 버드를 타석에 올리자 탬파베이 벤치에서 로모를 3루수로 옮긴 뒤 왼손 투수 조니 벤터스를 투입한 것. 벤터스가 버드를 2루수 땅볼로 잡은 뒤 로모는 다시 마운드에 올라 경기를 끝냈다. 로모를 더그아웃으로 뺄 경우 다시 내보낼 수 없기 때문에 일단 포지션 변경을 시켰다 원상복귀한 것이다.
이번 시즌 MLB에서는 경기 막판 야수의 깜짝 투수 등판은 종종 있었지만 투수의 야수 전환은 로모가 처음이다. 로모는 경기 후 “학창시절에 3루수로 뛰기는 했다. (그 상황에 대해) 감독님이 다가오시더니 ‘너 3루로 갈 거야’라고 했다. 그래서 ‘뭐라고요?’라고 했더니 ‘그냥 3루로 가. 이따가 알려줄게’라고 하셨다”며 “매우 재미있는 게임이었다. 이겨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