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지사. 사진=동아일보 DB
자신의 수행비서였던 김지은 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김 씨에게) 지위를 가지고 위력을 행사한 바 없다"면서도 김 씨에게 "미안하다"라고 밝혔다.
27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 11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안 전 지사는 최후진술을 통해 "다양한 진실이 있고 드리고 싶은 말도 있지만 검찰 진술로 대신하는 마음으로 다른 말은 안 했으나 이거 하나만큼은 이야기하고 싶다"라며 "어떻게 지위를 가지고 다른 사람의 인권을 빼앗나. 지휘 고하를 떠나 제가 가진 지위 가지고 위력을 행사한 바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불미스러운 일로 이 지경이 된 게 미안하다. 국민 여러분과 충남도민 여러분, 저를 사랑해준 모든 분께 미안하다"며 "그리고 이 과정에서 고통을 겪은 고소인과 변호사, 인권단체 여러분에게도 죄송하다. 내가 부족했다"고 사과했다.
재판부를 향해선 "3월 9일 검찰에서 말한 것처럼 제가 가진 진실은 진실로 판단해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안 전 지사의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가해자와 피해자 둘만 있었기에 유죄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진술의 신빙성이 평가되고 객관적 정황이 확보돼야 한다"며 "(안 전 지사와 김 씨는) 제왕적이고 권위적이며 위협적이고 무조건 따라야 하는 관계로 읽히지 않는다. 친밀감이 느껴지는 대화가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안 전 지사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선고 공판은 8월 14일에 열린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김지은 전 정무비서를 상대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 강제추행 5회를 저지른 혐의로 4월 11일 불구속 기소됐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