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겔포스-스멕타 추가 방침에… 8월 8일 결정 앞두고 “강력 저지”
정부가 편의점 판매 가능 의약품에 제산제(위산을 중화하는 약)인 겔포스와 지사제(설사를 멎게 하는 약)인 스멕타를 새로 추가할 방침으로 알려지면서 약사와 정부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대한약사회는 29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3300명(주최 측 추산)이 모인 가운데 ‘국민건강 수호 약사 궐기대회’를 열고 “정부가 국민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의약품을 사용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을 외면하고 편의점 판매약 품목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궐기대회는 보건복지부가 다음 달 8일로 예정한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를 앞두고 열렸다. 2012년 11월 복지부는 약국이 문을 닫는 야간과 연휴에 꼭 필요한 비상약을 구할 수 있도록 해열진통제와 소화제, 파스 등 13개 의약품을 편의점에서 팔도록 허가했다. 지난해 제도 시행 5년을 맞아 품목 재지정이 필요한지 점검하기 위해 약사와 시민단체, 의·약학 전문가 등 10명으로 심의위원회를 발족했다. 지난해 말 열린 마지막 논의에서 겔포스와 스멕타를 추가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하지만 약사회 대표인 강봉윤 대한약사회 정책위원장이 자해소동을 벌이며 최종결정이 이뤄지지 못했다.
약사회는 현재 편의점에서 ‘동일품목은 1회 1일분만 판매한다’는 원칙이 잘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품목의 추가 확대는 국민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약사회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상비약을 판매해 편의성만 추구하다 보면 환자가 갖고 있는 지병을 놓칠 수 있다”며 “국민건강권은 조금 불편해도 안전한 쪽으로 가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