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 제보 내용 공개 윤광웅 前장관 “전혀 모르는 일”
‘촛불집회 계엄령’ 문건으로 논란에 휩싸인 국군기무사령부가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의 통화까지 감청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기무사 관계자들이 노 전 대통령의 자서전을 ‘불온서적’으로 지칭하는 등 반감을 드러냈다는 증언도 있었다.
군인권센터는 30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기무사의 조직 구조와 사찰 방식 등을 공개했다. 이 센터 임태훈 소장은 “(복수 관계자의) 제보에 따르면 기무사는 노 전 대통령과 윤광웅 당시 국방부 장관의 통화를 감청했다”며 “당시 대통령과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에 관한 업무를 논의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과 장관의 지휘를 받아야 할 기무사가 지휘권자까지 감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기무사령관들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노골적으로 반감을 표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센터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2년 노 전 대통령의 자서전을 갖고 있던 입학생에게 기무학교 교관이 “이런 불온서적을 읽어도 되느냐”며 추궁했다고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는 소식에 일부 기무사 요원들이 기립박수를 쳤다는 제보도 있었다고도 한다. 또 기무사가 군부대 면회, 군사법원 방청, 군병원 병문안 등으로 군사시설을 방문한 민간인의 개인정보를 취합해 누적 수백만 명의 개인정보를 사찰해 왔다고 이 센터는 주장했다.
군 일각에서는 노 전 대통령과 윤 전 장관이 군용 유선전화로 통화했다면 기무사의 감청이 불법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통신비밀보호법 제7조 등에는 기무사령관이 작전용 통신인 군용전기통신 등에 한해 국가 안보를 위해 필요할 경우 합법적으로 감청할 수 있는 근거가 명시돼 있다.
김은지 eunji@donga.com·손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