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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국회-정부-언론에 상고법원 전방위 로비 시도

입력 | 2018-08-01 03:00:00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문건 추가공개
“판사인맥 동원해 반대 의원 설득”, 법무부엔 “최후의 충격요법 강구”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직 중 상고법원 도입을 위해 국회 등 정치권과 언론을 상대로 전방위 로비를 벌이고 도입에 반대하는 대한변호사협회(변협) 등을 압박한 정황이 드러났다.

법원행정처는 31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관련이 있다고 판단한 410개 문건 중 6월 문건 공개에서 제외했던 나머지 196개 문건을 모두 공개했다. 2015년 9월 작성된 ‘상고법원 입법 추진을 위한 야당 설득 및 대응 전략’ 문건 등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당시 상고법원 도입에 유보적이었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을)을 설득하기 위해 대전에 법원의 제2전산정보센터를 설립하는 ‘총선 공약 기초 소스’ 제공 방안을 검토했다. 일부 의원의 지역구 현안으로 해당 지역 ‘법원 청사 이전’을 거론한 문건도 있다. 또 반대하는 의원들과 친분이 있거나 동창인 대법관, 고등법원 부장판사를 동원해 회유하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야당 서기호 의원에 대해선 그가 법원행정처장을 상대로 낸 소송 1심 변론을 종결해 ‘심리적 압박을 주는 방안’을 검토했다.

또 일부 문건엔 상고법원에 반대하는 법무부에 ‘최후의 충격요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국회와 청와대 뒤에서 입법 방해를 하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엄중히 경고’하거나 영장제도를 변화시켜 구속영장 발부 비율을 높이는 방안 등이다.

‘상고법원 관련 신문·방송 홍보 전략’ 문건엔 상고법원 도입에 찬성하는 신문 칼럼, 기고 게재 시점과 상고법원에 찬성할 방송 프로그램 일정이 포함된 ‘홍보방안 로드맵’이 나온다. 또 법원행정처는 상고법원에 반대한 변협에 대해 공탁지원금 축소 등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검토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김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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