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TV 등 실시간 시청-댓글… 콘텐츠 유포땐 국보법 위반 처벌 시정명령 상반기만 1257건 ‘급증’
“조국통일 염원합니다.” “북조선 동포 여러분 좋은 하루 되시오!”
지난달 유튜브 채널 ‘붉은별TV’에서 북한 라디오 방송이 생중계됐다. 김일성, 김정일 동상이 세워진 평양 시내를 비추는 화면과 함께 북한 가요가 흘러나오자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일부 누리꾼이 댓글을 달았다. 지난해 7월 만들어진 ‘붉은별TV’의 구독자는 국내외 8300여 명. 조선중앙TV 등 북한 방송을 실시간으로 스트리밍하거나 편집해 제공한다.
북한 콘텐츠에 대한 누리꾼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4·27 남북 정상회담, 6·12 북-미 정상회담 등 최근 남북 관계가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 속에서 북한의 원본 영상을 보려는 이들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붉은별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군사시설을 사찰하거나 북한군이 훈련하는 장면, 주민들이 정권 찬양 행사에 참여하는 콘텐츠가 대부분이다. 이 채널은 조선중앙방송위원회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튜브 채널 ‘KCTV’가 지난해 삭제된 뒤 만들어졌다. “북한 정부에서 운영하는 채널이냐” “실시간 생중계 잘 보고 있다” 등 댓글이 달리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에서 운영된다는 것 외에 이 채널에 대한 정보는 파악하기 어렵다.
최근 한 인터넷 카페에는 ‘촛불혁명을 숨김없이 보도했던 북한방송’이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유튜브 채널 ‘조선의 오늘’ 인터넷접속주소(URL)가 소개됐다. ‘조선의 오늘’은 ‘우리민족끼리’와 유사한 대남 선전 매체로, 불법 유해 사이트로 분류돼 국내 접속이 차단돼 있다.
우리 국민이 유튜브 등을 통해 북한 콘텐츠를 보는 행위는 불법이 아니지만 콘텐츠 자체는 차단 대상이다. 온라인에 무단으로 배포할 경우에도 북한에 대한 찬양·고무를 금지한 국가보안법 제7조 위반에 해당돼 처벌받을 수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 이름만 바꾼 친북 성향 채널이 생겨나는 것을 일일이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국가정보원, 경찰청 등 수사기관의 심의 요청을 받아 북한 통치 이념과 3대 세습을 찬양하는 콘텐츠에 시정명령을 내린다. 방심위가 내린 시정명령은 지난해 1662건이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6월까지 1257건이나 됐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