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10여쪽 첨부문건 수십쪽… 문재인 정부 계엄문건과 비슷한 구성” 기무사 “계엄문건과는 성격 달라”… ‘쿠데타 막기위한 예방조치’ 보고
김병준 비대위 민생행보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이 1일 오전 4시 30분경 서울 양천구의 공영차고지에서 시내버스 643번의 첫차에 올라타 시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자유한국당 제공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이석구 기무사령관에게 대면보고를 받은 뒤 기자회견을 열어 “2004년 3월 12일 기무사 1처 종합상황실에서 대정부 전복 위기관리단계 평가회의를 거쳐 위기관리단계를 3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 조정하였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당시 작성된 문건은 본문 10여 쪽, 첨부 문건 수십 쪽으로 구성돼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작성된 67쪽 분량의 문건과 비슷한 구성이라는 게 한국당의 설명이다. 표지에는 송영근 당시 기무사령관이 “확실하게 지시된 대로 액션이 이뤄져야 함. 상황 변동 시 즉시 사령관에게 보고(사소한 것이라도)”라고 적은 자필 메모가 있었다고 김 원내대표는 밝혔다.
이에 대해 기무사는 김 원내대표가 언급한 문건이 2016년 계엄 문건과는 다르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 사령관은 김 원내대표와 면담 후 기자들을 만나 “당시에 기무사는 본연의 대전복과 관련한 위기관리를 잘했다”며 “그 외에 이번(2016년) 건과 같은 계엄령 문건을 검토한 사실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 사령관은 이날 다른 국회 정보위원에게도 2004년 당시 계획은 계엄을 위한 조치가 아니라 내부 쿠데타를 막기 위한 예방적 조치라는 취지로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는 1일 민심 청취를 위해 시내버스 첫차를 타고 첫 현장 행보에 나섰다. 김병준 위원장을 비롯한 비대위원들은 이른바 ‘BMW(버스·지하철·도보)’만을 이용해 서울시내에서 버스 운전사, 시장 상인, 공무원시험 준비생 등을 언론에 비공개로 만났다. 시민들은 한국당에 “서민의 삶이나 정책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이나 자리를 위한 다툼은 여야를 막론하고 보기 싫다”는 쓴소리를 던졌다고 김 위원장은 전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