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하 여행전문기자의 休]日 아오모리의 맛과 멋
포구 선착장에 선 여인을 호위하듯 도열한 저 해안단구는 이 호토케가우라에서도 ‘오백나한’이라 이름붙여진 절벽. 2300만 년의 장구한 세월이 빚어낸 이 비경을 일본인들은 ‘부타가우라’(佛陀ケ浦 부처의 포구)라 부르며 기기묘묘한 형상의 바위 모두에 불가의 이름을 붙여 부른다. 높이가 90m에 이르는 이 비경의 해안단구는 2km가량 이어지고 사람들은 그 모습을 유람선으로 둘러본다. 조세현 작가 제공
그 위치를 보자. 북위 40도 12분∼41도 33분. 한반도 최북단 함경북도의 함흥(39도 54분)∼청진(41도 46분) 어간이다. 이쯤 되면 아오모리가 어떤 곳인지 알 만하다. TV에서 일본 어부의 참치잡이 다큐멘터리를 본 이라면 이미 안다 할 수 있다. 그 무대인 오마(大間)가 혼슈 최북단의 아오모리현 꼭대기다. 지명은 앞바다(쓰가루해협)가 홋카이도와 혼슈 ‘사이’(間·간)라는 데서 왔다. 한창 덥던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반, 서울과 이곳 기온을 비교해 보았다. 서울 33도, 오마 22도. 이날 하루 오마자키(大間崎)는 19∼24도로 서울에선 에어컨을 온종일 틀어야 겨우 유지할 실내온도를 유지했다. 그러니 이 하나만으로도 한여름 아오모리를 찾을 이유는 분명하다.
왼쪽부터 4대 식당 가와요시의 장어덮밥, 누이도 식당의 우니동, 오만조쿠 식당의 마구로동. summer@donga.com
②가니타(蟹田)항: 무쓰(むつ)만 횡단페리(차량 운송) 부두. 하루 4편(8월 11∼17일 6편) 운항. 1시간 소요. 히가시쓰가루(東津輕)군 소재.
③와키노사와(脇野澤)항: 시모키타반도 남단의 무쓰만 횡단페리 부두(무쓰시)
④호토케가우라: 일본 최고 비경에 드는 해안 단애. 뱃길이 유일한 접근로. 근방(남쪽) 우시타키(牛瀧)항에서 유람선으로 15분. 유리 바닥의 유메노카이추호에선 성게로 뒤덮인 바다 바닥을 볼 수 있다.
⑤후쿠우라(福浦): 우니동(성게덮밥) 식당 누이도(ぬいどう)가 있는 포구. 블록 담의 소박한 건물에서 할머니 세 분이 우니동 이쿠라동(연어알덮밥) 가부키동(생선회+성게알+연어알)을 낸다. 성게 산지라 1500엔(약 1만5000원)짜리 우니동에도 성게알이 듬뿍 올려진다. 우시타키항에서 국도(북행)로 13km. 가니타항에서 첫 배를 타야 호토케가우라 관광 후 여기서 점심을 먹게 된다.
⑦오마자키(大間崎): 혼슈 최북단의 곶(串·바다로 돌출한 지형). 여기서 잡힌 역대 최대급 혼마구로(400kg) 기념상이 있다. 그 앞 등대섬은 벤데토. 그 뒤로 홋카이도 땅이 보인다. ◇오(마)만조쿠(大間滿足)식당: 2013년 도쿄 쓰키지(수산시장) 신년 경매에서 사상 최고가(kg당 866만 원) 오마 혼마구로(222kg·약 19억2325만 원)를 낚은 어부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전문 식당. 참치기념상 앞에 있다.
⑧가자마우라(風間浦)촌: 일본의 영산(靈山) 오소레잔산 자락의 포구 마을. 오징어와 ‘안코(鮟鱇·아귀)잡이로 이름났다. 근처에 시모후로(下風呂) 온천과 성게잡이 체험공원(유카이무라 간코니엔)이 있다. ◇와이도노키(わいどの木): 아오모리 상징목(木)인 노송나무(히바·ひば 혹은 히노키)로 가구 등 소품을 제작하는 체험공방 겸 제재소(주인 무라구치 요타로·村口要太朗). 피톤치드가 많아 ‘약(藥)나무’라 불리는데 여기선 잘게 썬 히바 조각을 채운 히바 욕조에서 향욕(香浴) 체험도 한다. 히바로만 지은 펜션도 운영.
⑨시모후로(下風呂) 온천: 혼슈 최북단 온천마을. 다양한 해산물 요리로 유명. ◇료칸사가(さが): 아귀 회와 나베(냄비) 요리로 구성된 ‘가자마우라 안코 런치세트’(5000엔·세금 별도) 제공. ◇관광호텔 미우라야(三浦屋): 유황천, 단순천 두 종의 온천욕탕을 갖추고 해물 가이세키 요리를 낸다.
조성하 전문기자 아오모리현(일본)에서 summ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