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 수준의 개편’ 본격화
남영신 사령관 “정치개입 씻어낼 것” 4일 송영무 국방부 장관(왼쪽)이 남영신 신임 국군기무사령관과 악수하며 기무사령부 깃발을 넘겨주고 있다. 비육사(학군단) 출신 첫 특전사령관을 거쳐 기무사령관에 발탁된 남 중장은 “기무사 개혁 임무 완수에 신명을 바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제공
국방부는 이르면 6일 새 사령부 창설준비단 구성 등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5일 알려졌다. 4일 취임한 남 사령관이 단장을 맡아 직접 이끌 창설준비단은 육해공군 등 20여 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창설준비단은 이번 주부터 기무사를 해체하고 새 사령부를 창설하기 위한 세부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2일 기무사 개혁위원회가 개혁안을 발표하기에 앞서 새 사령부 설치의 법적 근거인 새사령부령(대통령령) 밑그림을 거의 완성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국군기무사령부령(대통령령·기무사 설치 법적 근거)에 비해 직무를 상당 부분 축소하고 구체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3일 촌각을 다투는 중대 대북 정보를 다루는 군 정보기관의 특수성을 고려해 새 사령부 창설을 최대한 신속히 추진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계엄 문건 작성 및 세월호 유가족 사찰 의혹, 사이버 댓글 작업 등 ‘기무사 3대 사건’에 연루된 부대원 800명 안팎은 가장 먼저 원대 복귀 조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무사가 해체되는 만큼 약 4200명을 우선 거의 동시에 원대 복귀시킨 뒤 이 중 문제가 없는 인원은 곧바로 기무사로 복귀시키는 방식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대 복귀가 확정된 인원 중 ‘3대 사건’ 관여도가 높은 이들은 소속 부대에서 징계 절차를 밟는다.
2015∼2016년 기무사가 자체적으로 진행한 특별감찰에서 야전 부대원들에 대한 갑질 등 각종 비위 행위가 적발됐던 부대원도 원대 복귀 우선순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일선 야전 부대원과 기무부대원 간의 순환 인사를 확대하는 정기적인 새 피 수혈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야전 부대 등에서 위관 장교 시절 차출된 뒤 평생 기무사에서 일하는 장기 근무 관행이 기무부대원의 특권의식을 키우는 데 일조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현역 대령이 맡아온 기무사 감찰실장을 최초로 군 외부 인사인 현직 검사가 맡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각종 비위에 연루된 기존 기무부대원들을 솎아내는 것은 물론이고 새 사령부에서도 이 같은 비위 행위를 엄정하게 감독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편 군검 합동수사단(합수단)은 3일 계엄 문건 작성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한민구 전 장관, 조현천 당시 기무사령관, 노수철 전 국방부 법무관리관 등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고 5일 밝혔다.
손효주 hjson@donga.com·전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