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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최선 아니지만 대안 없어”

입력 | 2018-08-08 03:00:00

“아베의 독주 좋지 않다” 69%… 자민당 차기 총재 적합도는 1위
日국민들 공정-안정 사이 딜레마




9월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아베 신조(安倍晋三·사진) 내각 지지율이 미묘한 추이를 보이고 있다.

7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4, 5일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 아베 내각 지지율은 38%로 지난달과 같았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1%로 지난달보다 2%포인트 낮아졌다.

앞서 NHK가 6일 내놓은 조사 결과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보다 3%포인트 하락한 41%로 나타났다. 지난달 같은 조사에서 전달보다 6%포인트 올랐던 지지율이 일부 하락 반전한 것이다.

아베 정권이 최선은 아니지만 다른 차선도 없는 일본 국민의 고민이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에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사히신문 조사에 따르면 아베 총리가 독주하는 ‘1강(强) 정치’에 대해 69%가 “좋지 않다”고 답했다. 총리에 대한 관료들의 손타쿠(忖度·윗사람이 원하는 대로 알아서 행동함)에 대해서도 64%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응답자의 77%는 모리토모(森友), 가케(加計)학원 등 아베 총리가 연루 의혹을 받는 사학 스캔들과 관련해 여전히 국회에서 설명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 봤다.

그렇다고 다른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응답자의 80%가 자민당의 대항세력으로 야당에 “기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많았음에도 차기 자민당 총재로 적합한 인물로는 아베 총리가 32%로 1위였고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26%),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총무상(5%)이 뒤를 이었다.

‘총리 선택의 기준’으로는 ‘공정함’(32%)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렇게 답한 응답자 중에서는 가장 많은 34%가 차기 총리로 적합한 인물로 이시바 전 간사장을 꼽았고 아베 총리는 14%에 머물렀다. 반대로 안정감(31%)을 택한 응답자들 사이에선 41%가 아베 총리를 선택했고 이시바 전 간사장은 18%에 불과했다. 아베 정권하에서의 개헌에 대해서는 반대(52%)가 찬성(31%) 의견보다 더 많았다.

결국 일본인들은 아베 총리가 탐탁지 않지만 혼란을 피하고 안정을 택하고 싶은 것이다. 또 일본의 정치제도상 자민당 국회의원들을 장악하다시피 한 아베 총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기도 하다. 6일 요미우리신문은 자민당 소속 의원 중 70% 이상이 3연임을 노리는 아베 총리를 지지한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아베 총리는 11일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야마구치(山口)에서 총재 선거 출마 의향을 내비친 뒤 15일 이후 정식으로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