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룽호 러서 5100t 싣고 4일 입항… 정박 알려지자 일정 당겨 7일 출항 정보당국 “주의 요하는 관심선박”, RFA “北석탄, 러 거쳐 서류 위조”
북한산 의심 석탄 하역하는 진룽호 7일 오후 경북 포항신항 제7부두에 정박한 ‘진룽’호에서 석탄 적하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북한산 석탄을 밀반입한 것으로 의심받는 이 배는 러시아에서 석탄을 선적해 또다시 국내에 입항했다가 이날 떠났다.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은 2년 전부터 북한 기업들이 러시아에서 서류를 위조하는 방식으로 북한산 석탄을 러시아산으로 속여 각국에 수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포항=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진룽호의 입출항 정보를 관리한 선박 대행사인 S사 관계자는 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진룽호가 러시아에서 석탄 5100t을 싣고 4일 오전 7시 30분 포항으로 입항해 석탄을 하역했다”고 밝혔다. 진룽호는 북한산 석탄 밀반입 의혹을 받는 ‘스카이에인절’호, ‘리치글로리’호에 이어 추가 의심 선박으로 밝혀진 3척 가운데 하나. 이 관계자는 “진룽호가 싣고 온 석탄이 러시아산으로 표기되어 있었다”고 덧붙였다.
진룽호는 당초 출항 예정일을 8일 오후 11시로 신고했다. 하지만 7일 오전 미 행정부가 운영하는 ‘미국의소리(VOA)’를 통해 진룽호의 포항 입항 및 석탄 선적 사실이 알려지자 뚜렷한 이유 없이 이날 오후로 시간을 바꿔 러시아로 떠났다. 포항신항 측은 이날 정보당국의 연락을 받고 진룽호를 정보상 주의를 요한다는 뜻의 ‘308 관심선박’으로 뒤늦게 지정했다. 이와 관련해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평안북도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의 무역회사들이 러시아 나홋카항과 블라디보스토크항에 석탄을 보낸 다음 러시아산으로 서류를 위장해 다른 나라들에 수출해 왔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회사는 서류 위조 대가로 t당 2달러를 요구했고 북한의 무역회사가 지불했다고 덧붙였다.
이정은 lightee@donga.com·최고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