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상민 케이웨더 공기지능센터장
1896년 노벨상 수상자인 스웨덴의 화학자 스반테 아레니우스는 CO₂ 농도가 두 배로 증가하면 지구의 온도가 5, 6도 상승할 것이라며 처음으로 우려스러운 예측을 내놓았는데 이는 오늘날 과학자들의 기온 상승 추정치인 섭씨 2∼4.5도와 크게 다르지 않다. 2015년 파리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과 대비해 2도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세계 195개국이 서명했고 가능한 한 1.5도를 넘지 않도록 하는 데에 모든 국가가 총력을 기울이기로 다짐했다. 금년 10월에는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총회에서 1.5도를 낮추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될 예정인데 지구온난화를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큰 희망이 되고 있다.
최근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을 경험한 우리에게 2도 정도 낮추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이냐고 의아해하겠지만 빙하기와 지금의 평균기온 차이가 5도 정도밖에 나지 않음을 감안한다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지구 평균기온이 2도 이상 올라가게 되면 지구 생물의 20∼30%가 멸종위기에 몰리고 3도 이상 상승하면 대부분의 지구 생물이 멸종할 위험에 처한다. 세계적 권위의 연구 결과들에 의하면 열을 얻기 위해 화석연료를 태울 때 나오는 CO₂의 3분의 1가량이 1000년 이상, 그리고 이 중 일부는 10만 년 이상 대기 중에 머물면서 지구를 데우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누적된 CO₂에 의한 기온 상승효과는 연료를 직접 태울 때 나오는 열에 의한 것보다 10만 배에 이를 정도로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불가(佛家)에서는 무심코 내뱉은 말 한마디가 구업(口業)이 되어 윤회의 세월을 떠돌아 업보로 되돌아온다고 한다. 우리가 무심코 배출하고 있는 CO₂도 수천 년을 떠돌면서 엄청난 에너지를 쌓으며 지구를 달구고 있다 하니 내가 배출한 CO₂의 업보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를 되돌아봐야겠다. 대중교통을 적극 이용하는지, 일회용품 사용을 절제하는지, 음식을 낭비하지 않는지 등 CO₂를 줄이기 위한 생활 속 작은 행동을 가벼이 여기지 않고 실천해야겠다. 특히 불쾌지수 높은 더운 날씨에 말조심하여 구업을 쌓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야겠다.
차상민 케이웨더 공기지능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