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민선7기 광역단체장 인터뷰]박원순 서울시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1일 서울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 평상에서 각종 시정 현안과 옥탑방 한 달살이 논란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박 시장은 “옥탑방에서 산 지 열흘 정도 지나니 무더위에 적응이 됐다. 자정이 넘어가면 미묘한 기온 차가 생기는데 그걸 느끼면서 잠이 든다”고 말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박 시장의 옥탑방살이에 대한 논란은 뜨겁다. ‘보여주기 쇼’라는 비난이 여전하다. 박 시장은 “보여주기 행정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도 직접 한 달 살아보면 깨닫는 게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옥탑방살이 같은 현장 행정을 앞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옥탑방에 머무는 동안 만났던 주민 중에 기억나는 사람은….
―한 달간의 옥탑방살이가 끝날 때 균형 발전을 위한 해법을 내놓겠다고 했다.
“여기에서 발견을 한 게 우리가 알던 구멍가게, 철물점, 전파상, 양장점 등이 모두 사라졌다는 거다. 마을 경제가 다 죽었다. 현재 이 지역(미아동 소나무협동마을)에서 주거환경관리사업을 위해 61억 원이 쓰이고 있다. 길 단장하고 집수리하고 이런 건데, 이걸 동네 사람들이 기술을 배워 직접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을기업을 만들게 하고 거기에 돈을 주자는 거다. 지금까지 작은 마을은 시가 하는 사업의 대상일 뿐이었는데 이제는 사업의 주체로 나서게 하자는 것이다. 그걸 수행할 만한 청년그룹 등 여러 조직과 기관도 있더라. 그런 희망의 싹들을 잘 찾아서 연결해 하자는 것으로 조만간 공식 정책 발표에 포함될 것이다.”
―최근 서울부동산 시장 과열과 맞물려 논란이 되고 있는 여의도·용산 개발에 대한 입장은….
“현재 서울시 도시계획은 ‘도시의 미래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려 속에 종합적인 차원으로 이뤄지고 있다. 용산과 여의도는 새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을 맞고 있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과거와 같은 난개발, 속도와 편의만을 앞세운 근시안적 도시계획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시간을 두고 주민 의견을 수렴해 정교하게 설계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와의 협력은 물론 필수적이다. 그동안 ‘부동산 시장 안정=서민 주거 안정’이라는 철학을 공유하며 빈틈없는 팀워크를 보여줬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서울페이는 소득공제율 40%로 신용카드, 체크카드에 비해 공제율이 월등히 높다는 게 큰 장점이다. 여기에 교통카드 등 여러 기능을 탑재하면 시민들에게 확실한 이득이 될 거다. 단시간에 성공할 거라고 확신한다. 자영업자들이 전국에 300만 명이다. 가족까지 치면 600만 명이 넘을 텐데 이들이 쓰면서 주변을 설득하지 않겠나.”
―서울-평양 간 교류에 대해 여러 번 의지를 밝혔는데….
“경평축구는 올해 광복절에 추진하려고 했지만 어려워졌다. 조급한 마음은 없다. 중요한 것은 순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정부 차원에서 북측과의 상시협의 채널이 마련되면 서울시도 중앙 정부와 협력해 북측과 논의를 본격화해 나갈 계획이다. 단기 과제로 경평축구, 100회 전국체육대회 공동개최 같은 비정치적 문화·스포츠 사업으로 물꼬를 트고, 중장기 과제로 역사학술 교류, 대동강 수질 및 상하수도 교류 등 일상적이고 실용적인 분야로 교류의 보폭을 넓혀간다는 게 서울시 구상이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정치적 발언이 늘어난 것 같다. 대선에 대한 입장은….
“서울시장은 행정가이자 정치인이다. 시민 삶과 직결된 문제에 대해 시민들의 생각을 파악하고 그 뜻을 전달하기 위해 할 말을 해야 하는 자리이다. 내 발언이 늘어났다기보다 내가 목소리를 내야 할 상황이 늘어났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대선은 너무 이른 질문이다. 아직 서울시장 당선증 잉크도 안 말랐다. 지금은 시민의 선택에 부응하고 답해야 하는 시기다. 과거에도 인생의 한 단계에서 열심히 하니까 그 다음이 주어지더라. 현재는 서울시장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