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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억 인구, 21세기말엔 10억 밑으로”… 中도 저출산-고령화 공포

입력 | 2018-08-13 03:00:00

中관영매체 “산아제한 폐지” 촉구




중국 관영매체가 11일 중국 정부의 ‘산아제한 정책’을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실었다. 2016년부터 시행 중인 1가구 2자녀 정책조차 출생률 증가를 가져오지 못한 ‘실패’를 인정해야 한다는 논리다. 지난달에는 산시(陝西)성 정부가 중국 중앙정부에 산아제한 정책 폐지를 건의하는 등 1980년부터 유지해온 산아제한 정책 자체를 완전히 없애야 한다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 최대 인구 중국에서 “산아제한 폐지” 주장

중국의 저명 인구학자인 장처웨이(張車偉) 중국인구학회 부회장은 “1가구 2자녀 정책으로 충분하지 않다. 산아제한 정책을 폐지해 사람들이 원하는 만큼 아이를 낳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이날 중국 관영 영자지인 차이나데일리가 보도했다. 차이나데일리는 “2016년 1가구 2자녀 정책을 전면 시행했지만 (그 후에도) 출생률이 줄어든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그래서) 전문가들이 산아제한 정책 폐지를 제안하고 있다”고 전했다.

차이나데일리는 중국유정(郵政·한국의 우정사업본부 격)이 6일 미리 공개한 2019년(기해년·돼지해) 신년 우표에 ‘세 자녀’를 상징하는 새끼 돼지 3마리가 등장한 데 대해서도 “많은 사람이 중국이 가족계획 정책을 완화할 것이라고 추정했다”고 언급했다. 차이나데일리는 “중국의 낮은 출생률이 다시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없어 중국 인구의 감소를 피할 수 없다”며 “저출산이 가져올 가장 큰 충격은 급격한 고령화와 (이로 인한) 사회적 부담의 증가”라고 지적했다. 중국은 지난해 60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17.3%를 차지했다. 차이나데일리는 나아가 “전문가들은 21세기 중반에 60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30%를 넘어설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중국인 3명 중 1명은 노인이 될 것이란 얘기다. 반면 중국 사회과학원 인구노동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의 18∼44세 인구는 지난해 5억4800만 명에서 5년 뒤인 2022년 5억1800만 명으로 3000만 명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된다.

○ “14억 중국 인구, 21세기 말 10억도 안 된다”

차이나데일리는 “중국 인구가 21세기 말 10억 명으로 감소해 1981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중국 국가위생계획위원회 지도국 양원좡(楊文莊) 국장의 분석도 거론했다. 중국 내 인구통계학자 황원정(黃文政)에 따르면 21세기 말 중국 인구는 8억 명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추산까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도 11일 중국 정부의 산아제한 정책 폐지 움직임을 주목하는 베이징발(發) 기사를 실었다. 이 기사에서 “아들을 선호하는 중국에서 1가구 1자녀 정책 시행 당시 여자아이를 많이 낙태한 결과 (가임기인) 20∼39세 여성 인구수가 향후 10년간 2억200만 명에서 1억6300만 명으로 3900만 명 감소해 중국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 것이다”란 인구학자 허야푸(何亞福)의 분석을 소개했다.

NYT는 “중국 정부가 1가구 2자녀 정책으로 출생률을 높이려는 노력이 흔들리고 있음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인구 위기가 경제 성장과 시진핑 공산당 통치를 약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일부 성(省)에서는 줄어든 노동인구가 늘어난 고령인구를 부양하면서 연금 비용을 맞추지 못하는 어려움까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산시성이 지난달 중앙정부에 모든 산아제한 정책을 없애고 사람들이 원하는 만큼 아이를 가질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중국 국무원 참사(고문)이기도 한 ‘중국과세계화센터’ 왕후이야오(王輝耀) 이사장은 “이 (산아제한) 정책을 완화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NYT에 따르면 장시(江西)성은 출생률 증가를 위해 아들을 낳으려고 딸을 낙태하는 것을 금지하는 지침을 내렸다. 다른 일부 성은 이혼을 어렵게 하는 정책도 시행하기 시작했다. “1가구 1자녀 정책 시행 때만 해도 수억 명의 중국 여성이 낙태와 불임 수술을 강요받았던 것과는 상황이 뒤바뀐 것”이라고 NYT는 지적했다.

중국 경제매체인 21세기차이징(財經)은 6일 “중국의 양육 고통지수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을 것이다. 주요 도시의 양육비용은 선진국 수준을 넘어서고 화이트칼라의 소득이 양육비용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며 “이런 경제적 압박이 저출산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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