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터키 버버리 홈페이지 캡처
터키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국내에서 버버리 등 고가의 명품 제품을 리라화로 저렴하게 직구(직접구매)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 터키 현지의 교민은 14일 “백화점 명품관에 가니 외국 사람들이 줄줄이 서 있더라. 그 중 한국 사람들도 꽤 줄을 서 있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마트를 운영하고 있는 교민 조규백 씨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가족과 백화점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며 이 같이 말했다.
앞서 13일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터키 환율’ ‘터키 직구’ ‘터키 버버리’ 등의 키워드가 오르내렸다. 현재 터키 버버리가 세일 중인 가운데, 터키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터키 버버리 제품을 더욱 싸게 구매할 수 있게 됐기 때문. 이에 여행 및 해외직구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터키 버버리 홈페이지에서 직구하는 방법을 공유하는 게시글이 잇따라 게재됐다.
터키 버버리는 한국으로 직배송 되지 않고, 직구가 활성화되지 않은 나라라 인지도 있는 배송대행업체 또한 없다. 이에 직구 커뮤니티 이용자들은 ‘배대지 찾습니다’, ‘터키 배대지 공유해주세요’ 등의 댓글을 남기며 배송대행업체를 구하고 있다.
조 씨는 또한 터키 현지인들이 리라화 가치 폭락으로 큰 혼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리라-달러 환율이)1년 전 대비 지금 거의 배로 뛰었다”며 “교민 중 1명이 10일 전 터키 돈으로 집을 하나 샀는데 달러 가치로 했을 때 그 당시 33만 불 주고 샀는데 지금 33만 불짜리가 21만 불로 떨어졌다. 10일 만에”라고 말했다.
또 “도매는 물건 파는 분들은 물건을 팔지 않고 재고로 가지고 있는 게 낫다고 해서 팔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베개 속에 금이나 달러화를 숨겨둔 사람들은 은행에서 리라화와 교환하라”며 ‘터키판 금 모으기 운동’을 호소하는 것에 대해선 “터키는 가정마다 전통적으로 침대 밑에 현찰을, 외화를 많이 보관을 한다”며 “그런데 이런 위기가 있을 때마다 그런 식으로 호소하니까 (국민들이) 전혀 안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위에 있는 터키인들을 보면 전혀 반응이 없다. 금 모으기 이런 건 안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 씨는 터키와 미국의 갈등에 대해 “당분간 오래갈 것 같다”며 “(이런 상황을) 전혀 예상 못 했다. 6월 24일 현 대통령 당선 후 경제도 좋아지고 환율도 좋아질 거라고 굉장히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지금 이런 혼란이 오게 된 것”이라고 우려를 전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