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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보아 “여성미? 무지 털털한 성격…스트레스도 망치질로 풀죠”

입력 | 2018-08-16 06:57:00

연기자 조보아는 최근 종영한 MBC 주말극 ‘이별이 떠났다’를 통해 “연기가 쉽지 않다는 걸 다시 한번 알게 됐다”고 했다. 이 깨달음은 부담이 아닌 잘하고 싶은 욕심과 열정을 키우는 계기라고 자신했다. 사진제공|싸이더스HQ


■ 종영 주말극 ‘이별이 떠났다’ 열연 조보아의 반전

20대 미혼모역, 연기 터닝포인트
채시라 선배 존재 자체가 큰 배움
청담동 ↔ 여의도 ‘자전거 출퇴근’
살 쉽게 쪄 관리 안 하면 큰일나요


연기자 조보아(27)는 MBC 주말극 ‘이별이 떠났다’를 끝낸 뒤 자신의 모습을 “웃고 있거나 울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결과적으로는 ‘더 잘 할걸’ 하는 아쉬움에 웃지는 못했지만, 울지 않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했다. 이보다 더한 성과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연기가 쉽지 않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고, 힘들어도 역시 재미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됐다”는 것이다.

최근 서울 논현동에서 만난 조보아는 “촬영장이 놀이터처럼 마냥 즐겁기도 하지만 어느 때는 시험 보는 학교 같다. 힘들고 지치지만 그 안에서 재미가 있다. 연기하며 느끼는 ‘온탕과 냉탕의 반복’이 익숙하지 않지만, 이 변화는 재미있다. 아파도 계속 하고 싶은 이끌림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드라마는 모험과 도전의 의미가 커 스스로에게 기대가 높았다. 모성애 강한 20대 미혼모 설정을 누구보다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그 어느 때보다 대본에 집중하고 선·후배와 동료, 제작진에 의지했다. 특히 함께 호흡을 맞춘 채시라는 “존재 자체가 교육”일 만큼 큰 힘이 됐다.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지만 정신적으로는 더 편안해 신기했다. 거의 매회 우는 장면이 있어 컨디션이 떨어질 법도 한데 오히려 집중력이 높아지더라. 20부작이 아쉬울 정도였다. 또 감정소모를 해야 한다면 할 수 있다.”

MBC 드라마 ‘이별이 떠났다’에서의 조보아(오른쪽). 사진제공|슈퍼문픽처스·PF엔터테인먼트


조보아는 ‘이별이 떠났다’를 “연기인생에 첫 터닝 포인트가 될 작품”으로 평가했다. 선배들의 도움을 많이 받아 자신이 한 것 이상으로 칭찬을 많이 들었다는 그는 “다음 작품에서는 선배들 없이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된다”며 웃었다.

1991년 8월생 조보아는 서른을 앞두고 있다. “엄청 먼 얘기인 줄 알았는데 벌써 28.8살”이라고 웃는 그는 “1.2년 지난 뒤 저의 연기는 지금과 다르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나이 먹는 것이 두렵기보다 오히려 기대가 크다. 예전보다 조금 차분해진 것 같다. 누군가를 대하는 데 있어서 성숙해진 느낌이다. 서른 살의 조보아는 한창 열심히 일하고 있을 것 같다. 연기적으로 성장하고, 지금보다 더 예뻐졌으면 좋겠다. 철은 들고 싶지 않다. 평생 소녀 같은 마음으로 해맑게 살고 싶다. 하하!”

실제로 조보아는 2년 전 KBS 2TV 주말극 ‘부탁해요, 엄마’ 종영 후 만났을 때보다 “젖살이 빠져” 앳된 분위기가 많이 없어진 모습이었다. 헤어스타일도 짧아졌다. 그는 “단발은 귀엽고 상큼하긴 한데, 여성성이 줄어드는 것 같아 빨리 기르고 싶다”고 했다. 긴 헤어스타일은 “좋게 말해 털털한 성격”의 조보아가 여성미를 높이는 유일한 방법인 것이다.

또 드라마에서 비쳐지는 것처럼 화려한 모습을 즐기지 않는다. 그에게 가장 편한 옷차림은 청바지와 운동화다. 입고 싶어서 직접 구입한 치마가 없고, 하이힐도 선물 받은 한 켤레가 전부다. 스트레스는 가죽공예하며 “망치질하는 순간의 쾌감”으로 해소한다. 쉽게 살이 찌는 체질이어서 관리하지 않으면 “큰일 나” 억지로라도 서울 청담동 집에서 여의도까지 자전거를 탄다.

“촬영장 이외의 곳을 돌아다니고 연기 아닌 일들을 하다보면 스트레스가 풀리기도 하지만 안 풀릴 때가 더 많다. 가장 먼저 얼굴에 뾰루지가 올라온다. 짜면서 풀기도 하고. 하하! 가족들과 대화하며 해결법을 찾으려고 한다. 완전히 털어낼 수 없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면 지금 힘들었던 순간들이 행복으로 다가올 수 있지 않을까.”

연기자 조보아. 사진제공|싸이더스HQ


스무 살 때부터 대전에 사는 부모와 떨어져 자취를 하다보니 부모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크다는 조보아는 “부모님과 같이 살면 이렇게 사이가 좋았을까”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시간이 날 때마다 고향을 찾는다. 올해 추석연휴에도 “엄마 품에서 쉬고 싶어” 대전으로 내려갈 예정이다.

“제가 처음 연기자의 길을 선택했을 때 부모님이 반대도 많이 하셨고, 저보다 더 힘들어하고 속상해하셨다. 지금은 열심히 하고 싶어 하는 저의 열정을 응원해주신다. 부모님이 저를 낳으면서 설계한 제 인생에서 전혀 계획되지 않은 길로 빠지긴 했지만, 저 스스로 매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믿고 싶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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