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 조보아는 최근 종영한 MBC 주말극 ‘이별이 떠났다’를 통해 “연기가 쉽지 않다는 걸 다시 한번 알게 됐다”고 했다. 이 깨달음은 부담이 아닌 잘하고 싶은 욕심과 열정을 키우는 계기라고 자신했다. 사진제공|싸이더스HQ
■ 종영 주말극 ‘이별이 떠났다’ 열연 조보아의 반전
20대 미혼모역, 연기 터닝포인트
채시라 선배 존재 자체가 큰 배움
청담동 ↔ 여의도 ‘자전거 출퇴근’
살 쉽게 쪄 관리 안 하면 큰일나요
연기자 조보아(27)는 MBC 주말극 ‘이별이 떠났다’를 끝낸 뒤 자신의 모습을 “웃고 있거나 울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결과적으로는 ‘더 잘 할걸’ 하는 아쉬움에 웃지는 못했지만, 울지 않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했다. 이보다 더한 성과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연기가 쉽지 않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닫고, 힘들어도 역시 재미있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드라마는 모험과 도전의 의미가 커 스스로에게 기대가 높았다. 모성애 강한 20대 미혼모 설정을 누구보다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그 어느 때보다 대본에 집중하고 선·후배와 동료, 제작진에 의지했다. 특히 함께 호흡을 맞춘 채시라는 “존재 자체가 교육”일 만큼 큰 힘이 됐다.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지만 정신적으로는 더 편안해 신기했다. 거의 매회 우는 장면이 있어 컨디션이 떨어질 법도 한데 오히려 집중력이 높아지더라. 20부작이 아쉬울 정도였다. 또 감정소모를 해야 한다면 할 수 있다.”
MBC 드라마 ‘이별이 떠났다’에서의 조보아(오른쪽). 사진제공|슈퍼문픽처스·PF엔터테인먼트
조보아는 ‘이별이 떠났다’를 “연기인생에 첫 터닝 포인트가 될 작품”으로 평가했다. 선배들의 도움을 많이 받아 자신이 한 것 이상으로 칭찬을 많이 들었다는 그는 “다음 작품에서는 선배들 없이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된다”며 웃었다.
1991년 8월생 조보아는 서른을 앞두고 있다. “엄청 먼 얘기인 줄 알았는데 벌써 28.8살”이라고 웃는 그는 “1.2년 지난 뒤 저의 연기는 지금과 다르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나이 먹는 것이 두렵기보다 오히려 기대가 크다. 예전보다 조금 차분해진 것 같다. 누군가를 대하는 데 있어서 성숙해진 느낌이다. 서른 살의 조보아는 한창 열심히 일하고 있을 것 같다. 연기적으로 성장하고, 지금보다 더 예뻐졌으면 좋겠다. 철은 들고 싶지 않다. 평생 소녀 같은 마음으로 해맑게 살고 싶다. 하하!”
실제로 조보아는 2년 전 KBS 2TV 주말극 ‘부탁해요, 엄마’ 종영 후 만났을 때보다 “젖살이 빠져” 앳된 분위기가 많이 없어진 모습이었다. 헤어스타일도 짧아졌다. 그는 “단발은 귀엽고 상큼하긴 한데, 여성성이 줄어드는 것 같아 빨리 기르고 싶다”고 했다. 긴 헤어스타일은 “좋게 말해 털털한 성격”의 조보아가 여성미를 높이는 유일한 방법인 것이다.
“촬영장 이외의 곳을 돌아다니고 연기 아닌 일들을 하다보면 스트레스가 풀리기도 하지만 안 풀릴 때가 더 많다. 가장 먼저 얼굴에 뾰루지가 올라온다. 짜면서 풀기도 하고. 하하! 가족들과 대화하며 해결법을 찾으려고 한다. 완전히 털어낼 수 없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면 지금 힘들었던 순간들이 행복으로 다가올 수 있지 않을까.”
연기자 조보아. 사진제공|싸이더스HQ
스무 살 때부터 대전에 사는 부모와 떨어져 자취를 하다보니 부모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크다는 조보아는 “부모님과 같이 살면 이렇게 사이가 좋았을까”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시간이 날 때마다 고향을 찾는다. 올해 추석연휴에도 “엄마 품에서 쉬고 싶어” 대전으로 내려갈 예정이다.
“제가 처음 연기자의 길을 선택했을 때 부모님이 반대도 많이 하셨고, 저보다 더 힘들어하고 속상해하셨다. 지금은 열심히 하고 싶어 하는 저의 열정을 응원해주신다. 부모님이 저를 낳으면서 설계한 제 인생에서 전혀 계획되지 않은 길로 빠지긴 했지만, 저 스스로 매년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믿고 싶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