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공적연금 지난해 109조원 흑자
후생노동성이 관장하는 일본의 공적연금은 크게 전 국민이 가입하는 국민연금(정액제)과 회사원이나 공무원이 가입하는 후생연금(소득비례형)으로 나뉜다. 이 연금들의 적립금은 전문가 집단으로 이뤄진 공적연금펀드 ‘연금적립금관리운용독립행정법인’(GPIF)이 운영, 관리하고 있다. GPIF는 세계 최대 연기금으로 평가받는다.
후생연금과 국민연금 모두 2년 연속 흑자다. 두 연금은 2016년에도 비슷한 규모의 흑자를 내 경기가 좋으면 연금도 탄탄해지는 선순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자영업자나 농민, 학생, 무직자 등이 가입하는 국민연금은 2729억 엔 흑자였다. 세입은 GPIF에 의한 운용수입 5892억 엔을 합쳐 총 4조4336억 엔으로 이 중 4조1607억 엔이 연금으로 지급됐다.
연간 10조 엔이 넘는 흑자는 고스란히 GPIF에 맡겨진다. 이 펀드가 운용하는 연금적립금이 156조3832억 엔으로 불어났다. 2016년 말 144조9034억 엔에서 11조 엔 이상 증가한 액수다. GPIF의 2017년 운용수익률은 6.90%. 포트폴리오 중 25%를 차지하는 국내 주식이 15.7% 상승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일본의 연금을 말할 때 흔히 ‘3층 구조’라 일컫는다. 1층은 20∼60세 국민 모두가 가입하는 기초연금 개념인 국민연금, 2층은 회사원, 공무원, 사립학교 교원 등이 소득에 비례해 납입하는 후생연금, 3층은 대기업 등이 자체 운영해 소속원들에게 지급하는 기업연금 등이 대표적이다.
국민연금은 말 그대로 국민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연금으로 현재 기준으로 월 1만6900엔을 40년간 내면 65세 이후 월 6만5000엔을 받는 식의 정액제다. 납부를 빠뜨려 가입 기간이 줄면 받는 연금도 비례해서 줄어든다.
연금의 3층에 해당하는 부분은 자율적인 노력에 의해 가산되는 연금이다. 일본의 많은 대기업이 자체적으로 기업연금을 운영해 퇴직 사원들에게 연금을 얹어준다. 공무원의 경우도 퇴직 시 연금이 가산되는 제도가 있다. 이는 2015년 공무원 연금이 후생연금에 통합되면서 그 손실을 보전해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밖에 개인이 가입하는 퇴직연금도 노후를 대비한 연금의 3층에 해당한다.
일본의 연금제도는 기본적으로 ‘낸 것에 비례해 돌려받는’ 구조에 가깝다. 또 저출산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내는 돈은 늘고 받는 돈은 줄어드는 개혁을 수차례 거듭해 왔다. 2004년 연금제도 개정 때에는 연수입의 13.58%였던 후생보험료를 2017년까지 점진적으로 18.3%까지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렇다 보니 세대별 불평등도 지적된다. 후생노동성이 2004년 세대별 급부와 부담의 관계를 추계해보니 당시 70대는 평생 낸 보험료에 비해 받는 연금이 830%에 이른 데 비해 10대는 230%에 불과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