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실종아동 68시간만에 구조
4일째 실종됐던 두 살배기 후지모토 요시키 군을 멀리 오이타에서 달려온 자원봉사자 오바타 하루오 씨가 15일 오전 찾아냈다. 오바타 씨가 취재진에게 아이를 발견한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아사히신문 제공
15일 아침 일본 야마구치(山口)현 스오오시마(周防大島)정의 야산 골짜기에서 두 살배기 후지모토 요시키 군이 실종 68시간 만에 기적적으로 발견됐다.
아이는 가족과 함께 할아버지 집에 놀러왔다가 12일 오전 10시 반경 집 주변에서 실종됐다. 할아버지, 형과 함께 바닷가로 가다가 집에 돌아가겠다고 칭얼대자 할아버지가 아이를 혼자 돌려보낸 것. 할아버지는 아이가 집이 보이는 지점까지 가는 것을 지켜본 뒤 가던 길을 갔는데 아이는 집에 돌아가지 않았다. 뒤쫓아 온 엄마도 아이를 보지 못했다고 했다.
두 돌 생일을 하루 앞두고 실종됐던 후지모토 군의 평소 모습. 아사히신문 제공
“머릿속이 하얘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아이에게 다가가 ‘애썼다’며 배낭에서 사탕을 꺼냈더니 아이가 봉지째 채 가더군요. 사탕을 까서 입에 넣어주니 와삭와삭 씹어 먹었어요. ‘아, 괜찮구나’라고 생각했죠.”
골든타임 72시간의 코앞에서 기적의 생환을 한 아이는 약간의 탈수 증세를 빼면 대체로 건강했다. 모두가 하루만 늦었으면 어떻게 됐을지 모른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기자들에게 당시 상황을 설명하던 오바타 씨는 “사람의 생명만큼 무거운 건 없다. 작은 생명이 구해졌다고 생각하니 그저 기쁠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6년 오이타에서 행방불명된 2세 여자아이를 수색하는 데 참가한 경험이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은 산을 올라가는 습성이 있다’고 보고 집 주변 산길로 올라간 그의 ‘감(感)’이 주효했다.
낡은 경차에 침낭과 식량을 싣고 다니며 절대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후지모토 군 가족이 비에 푹 젖은 그에게 집에 들어가 목욕과 식사를 할 것을 권했지만 손을 내저으며 “물만 얻어 마시겠다”고 했다. “비가 오니 이거라도 가져가시라”며 비닐우산을 내밀었지만 “비 맞는 걸 좋아한다”며 등을 돌렸다. “이 고마움을 어떻게 표현하느냐”는 아이 할아버지에게 그는 “건강하게 잘 키워 달라. 아이들에겐 그저 칭찬이 제일”이란 말을 남겼다.
이날 야마구치현 경찰은 그에게 “헌신적인 노력에 감사드린다”며 급히 감사장을 만들어 전달했다. 오후 6시 반에야 15시간 만에 식사할 겨를이 생긴 그는 제방에 앉아 물에 만 즉석밥에 채소절임을 얹어 먹은 뒤 곧바로 차를 몰고 오이타로 돌아갔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