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파울루 벤투 새 감독 내정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새 사령탑으로 파울루 벤투 전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49)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축구계 관계자는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회 위원장이 유럽 출장에서 벤투 감독과 만나 (한국 감독직에 대한) 협의를 마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대한축구협회는 17일 감독 선임 발표 기자회견을 한다. 협회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감독 선정 이유 등을 상세히 설명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그동안 김 위원장은 유럽에서 여러 명의 사령탑 후보들을 만났다. 일부 사령탑 후보는 국내 거주와 장기 계약 등에 부담을 느껴 협상에 실패했다. 그러나 벤투 감독은 적극적으로 한국행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포르투갈 출신인 벤투 감독은 현역 시절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다. 강력한 태클과 왕성한 활동량이 장점인 선수였다. 그는 1992년부터 2002년까지 포르투갈 국가대표로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35경기에 출전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한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 선발 출전했다. 당시 한국이 박지성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포르투갈은 한국전 패배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2002 한일 월드컵 조별리그 D조에서 포르투갈 대표로 한국과의 경기에 출전했다. 사진은 당시 볼을 두고 박지성(오른쪽)과 경합하는 벤투 감독. 동아일보DB
하지만 벤투 감독이 유로 2012 이후 뚜렷한 성과를 낸 것이 없다는 점이 우려를 낳고 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포르투갈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벤투 감독은 최근까지 충칭 당다이 리판(중국)을 지휘했지만 지난달 성적 부진으로 물러났다. 이 때문에 축구 팬들 사이에서는 벤투 감독 선임에 대한 찬반 논쟁이 뜨겁다. 한 축구 해설위원은 “인지도가 높고 월드컵 무대에서의 역량이 검증된 사령탑을 선임하지 못한 것은 아쉽다. 벤투 감독이 팬들에게 신임을 얻기 위해서는 대표팀의 발전을 이끌 자신의 축구 색깔이 무엇인지를 빠르게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