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여자 농구대표팀 이문규 감독. 사진제공|WKBL
여자농구 남북 단일팀을 이끌고 있는 이문규 감독은 지난 17일 A조 조별리그 대만과의 2차전에서 연장접전 끝에 85-87로 패한 뒤 선수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그리고 “우리 모두 최고의 선수들 아닌가. 너희들이 최고다”고 말했다.
농구는 공격과 수비 모두 조직력이 매우 중요한 종목이다. 서로 약속한 패턴에 맞춰 효율적인 플레이를 해야 한다. 단일팀의 가장 큰 숙제는 ‘화학적 결합’이다. 이문규 감독은 폭발적인 스피드를 자랑하는 북측 장미경을 포인트 가드로 기용하며 남측 강이슬, 박하나 등 슈터들의 외곽 슛 찬스를 살리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여자농구 단일팀은 2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K 농구장에서 열린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인도에 104-54로 대승을 거두고 2승1패를 마크했다.
경기 후 장미경은 남측 취재진과 만났다. 쑥스러운 미소와 함께 “만족하진 않습니다”고 소감을 말한 뒤 ‘관중들이 코리아를 외치며 열심히 응원했다’는 말에 “전 인민들의 응원을 받으니 힘이 날 수 밖에 없다. 더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남측 선수들과 호흡에 대해서는 “어느 선수 누구 한명이라고 말할 것 없이 모두 잘 맞는다. 점점 더 잘 맞추고 있다. 농구용어의 차이도 이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문규 감독은 “장미경은 그동안 혼자 만들어가는 농구에 익숙했다. 어스시트가 주는 재미를 배우고 있다. 스피드가 좋기 때문에 앞으로 다른 선수들과 더 호흡을 잘 맞춰가야 한다”고 평가했다.
박지수. 사진제공|라스베이거스 에이시스
그러나 단일팀은 또 한번 전술적 변화를 준비해야 한다. WNBA에서 활약한 장신 센터 박지수가 곧 합류할 전망이다. 전체 엔트리 12명 중 3명이 북측 선수인 단일팀은 나머지 한 자리를 박지수 몫으로 남겨놓고 현재 11명이 뛰고 있다.
박지수는 전력적으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전술적으로는 많은 숙제가 생긴다. 이감독은 “아직 공식적으로 박지수의 합류 여부를 통보받지 않았다. 오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 시차적응, 피로회복에 필요한 시간을 감안하면 언제 경기에 투입 할 수 있을지 아직 모르겠다”고 했다. 아울러 “사실 박지수 선수가 없는 상태에서 여러 가지를 맞춰왔다. 외곽 슛 찬스를 만드는 패턴도 훈련을 열심히 했다. 박지수가 오면 몇 가지를 바꿔야 하는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대표팀 사령탑으로 대회 중 전술에 변화를 줘야하는 어려움을 내비쳤다.
이날 단일팀의 경기는 관중석 절반 이상을 코리아 응원단이 차지해 “우리는 하나다”를 외쳤다. 이낙연 국무총리, 김일국 북한 체육상이 함께 경기를 관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