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박성현(25·KEB하나은행)이 끈질긴 집념을 앞세워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자리를 탈환했다.
동시에 2년 연속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다관왕 달성에도 청신호를 켰다.
박성현은 20일(한국시간) 미국 인디애나주 브릭야드 크로싱 골프클럽(파72·6456야드)에서 막을 내린 인디 위민 인 테크 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약 22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리젯 살라스(29·미국)를 연장에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올 시즌 3승째를 짜릿한 역전 우승으로 장식한 박성현은 세계랭킹 1위 탈환을 확정지었고, 2년 연속으로 LPGA 투어 상금 100만 달러를 돌파하며 부문 2위 자리에 올랐다.
‘포커페이스’다운 면모가 다시 한 번 발휘됐다. 추격자의 입장에서 최종라운드를 출발한 박성현은 2타 차 단독선두 살라스를 침착하게 쫓았다. 전반(1~9번 홀)에서 나란히 버디 2개를 낚아 우승 경쟁을 펼친 둘의 운명은 후반(10~18번 홀) 들어 요동치기 시작했다.
변곡점은 17번 홀과 18번 홀(이상 파4)이었다. 17번 홀 티샷을 러프에 빠트린 살라스가 1타를 잃으면서 박성현과 공동 선두를 이룬 뒤 18번 홀에서 1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놓치면서 둘은 나란히 23언더파 265타를 기록하고 연장으로 향했다.
상대 실수로 기회를 잡은 박성현은 승부사 기질을 뽐냈다. 18번 홀에서 진행된 1차 연장에서 2.8m짜리 내리막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파에 그친 살라스를 제쳤다. 5월 텍사스 클래식과 6월 메이저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 이은 올 시즌 3승이 완성된 순간이었다.
● 무서운 승부사, 2년 연속 다관왕 노린다
2년 연속 다관왕 달성에도 청신호가 들어왔다. 지난해 LPGA 투어 신인상과 올해의 선수상, 최다 상금상을 동시에 거머쥐었던 박성현은 약 3억원에 달하는 우승상금을 더해 상금 부문 2위(약 13억원)에 올랐고, 올해의 선수상 2위 자리 역시 굳게 지켰다. 두 부문 모두 주타누간이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남은 11개 대회에서 둘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박성현은 “올해 목표를 잘 이루고 있어서 너무나 만족스럽다. 새로운 목표 또한 우승이다. 남은 시즌 이 목표를 이루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