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찬규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
한국은 이미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중 14% 이상)로 접어들었다. 국내총생산(GDP) 기준 전 세계의 4분의 3가량은 고령화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중 7% 이상)에 해당한다. 지속적인 생산과 소비를 책임질 인구가 급속도로 줄어든다는 의미다.
해외에서는 이미 청년을 18∼65세, 중년을 66∼79세로 구분하는 등 나이와 세대에 대한 기준을 바꾸고 있다. 그 전제는 의학 발전으로 인한 ‘건강한 노년’의 등장이다.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유럽과 일본 등은 정년 연장을 통해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속도를 늦추려고 한다.
헬스케어 산업이 각광받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베이비붐 세대는 최대 수요층이다. 정부 역시 노인 의료와 복지 서비스에 대한 지출을 늘릴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헬스케어 산업의 발전이 꼭 필요하다. 정부의 재정 건전성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에 따라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대한 우려를 덜 수도 있다. 4차 산업혁명의 본질은 자동화, 지능화, 초연결성에 있다.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을 로봇 등 자동화 시스템이 일부 대체해줄 수 있다. 인공지능(AI)과 이를 뒷받침해줄 방대한 데이터의 수집은 업무 효율성을 높여 생산성 증가로 이어질 것이다.
투자자들도 이런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한 혁신에 가장 빠르게 대처하는 곳은 미국이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천문학적인 자금을 데이터센터에 투자하고 있다. AI를 활용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관련 산업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아마존 같은 IT 공룡 기업들도 헬스케어 산업에 뛰어들며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IT와 헬스케어 업종에 대한 관심을 국내에 가두지 말고 해외로 넓히기를 추천한다.
백찬규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