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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성 아파트 경비원들도 최저임금 불똥

입력 | 2018-08-21 03:00:00

인건비 부담에 인력감축 주민투표… 통과땐 116명 중 52명 해고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이 거주하는 서울 송파구 아시아선수촌아파트에 경비원 감축 등의 내용이 담긴 ‘경비시스템 개선안’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이 거주하는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경비원 감축을 추진해 경비원들이 해고 위기에 놓였다. 장 실장은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을 뼈대로 하는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론을 추진하고 있는 핵심 인물이다.

20일 장 실장이 거주하는 송파구 아시아선수촌아파트 1층 현관 입구에는 ‘경비시스템 개선에 대한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입주자대표회의의 경비시스템 개선안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116명인 현 경비인력을 64명으로 대폭 줄이게 된다. 감축된 예산 가운데 2억5000만 원은 아파트 현관 자동문을 설치하고 1억5000만 원은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보안 문제를 해결할 예정이다. 경비시스템 개선으로 절감되는 관리비는 가구 크기에 따라 월 6만5000∼11만3000원가량이다. 개선안 투표는 다음 달 1일부터 15일까지 입주민 찬반투표를 통해 다수결로 결정된다.

이 아파트가 경비인력 감축을 추진하게 된 이유는 올해 최저임금이 16.4% 인상되고 내년도에도 10.9% 오르게 되자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감원 필요성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입주자대표회의는 개선안에서 ‘경비원의 휴게시간 확대로 경비비 인상을 최소화해 왔지만 한계에 도달했고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개선안을 추진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경비원들은 일자리를 잃을까 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경비원 A 씨는 “경비원 월급이 200만 원도 안 되지만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일해 왔다. 개정안이 통과돼 일을 그만두게 되면 뭘 해먹고 살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아시아선수촌아파트는 서울 아시아경기대회가 열리기 전인 1986년 6월 완공됐다. 장 실장은 이 아파트에서 1999년부터 거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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