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주도한 워터게이트 스캔들 은폐 공작을 상원 청문회에서 증언한 존 딘 당시 백악관 법률고문. 사진 출처 BBC 홈페이지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미국인들의 뇌리에서 거의 사라졌던 워터게이트 스캔들이 다시 등장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과 닮은꼴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죠. 트럼프의 러시아 스캔들이 닉슨의 워터게이트 스캔들처럼 큰 파국을 맞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It would have been like having the keys to the kingdom.”
△“His client is not Donald Trump, his client is the office of the president.”
맥갠 고문은 뮬러 특검에게 협조한 이유에 대해 “존 딘 신세가 되기 싫었다”고 했습니다. 미국 정치에서 존 딘은 유명한 이름입니다. 닉슨 전 대통령은 법률고문인 딘에게 워터게이트 스캔들의 많은 비밀을 털어놨는데 이는 딘이 충신이어서가 아니라 그를 희생양으로 만들기 위한 공작이었습니다. 맥갠 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의 책임을 자신에게 씌우려고 하자 방어 차원에서 특검에 협조한 거죠. 이번 사태를 전해 들은 딘은 이렇게 말합니다. “맥갠 고문의 고객은 트럼프가 아니다. 고객은 대통령이라는 자리다.” 한마디로 맥갠 고문이 잘했다는 겁니다.
△Like Nixon, Trump has drawn up a list of enemies, but it may backfire.
피해망상에 시달렸던 닉슨 전 대통령은 ‘정적 명단(enemies list)’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도 정적 명단을 가지고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정적 명단이 결과적으로 역효과(backfire)를 낸다고 지적했습니다. 정적 명단을 만들기는 쉽지만 그것이 가져다 줄 엄청난 파장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죠.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