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제주 인근 해상 지나 서해따라 북상하며 위력 키워 중부권 폭우-강풍 피해 우려
부산항으로 긴급대피한 선박들 제19호 태풍 솔릭이 23일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1일 부산 동구 부산항 5부두에 많은 선박들이 태풍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대피해 있다. 부산=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21일 기상청에 따르면 오후 9시 현재 솔릭은 일본 가고시마 남서쪽 약 280km 부근 해상에서 북서쪽을 향해 시속 23km의 속도로 이동 중이다. 중심기압 950hPa, 강풍반경 380km, 순간최대풍속 초당 43m(시속 155km)의 강력한 ‘중형급’이다. 전날 같은 시간에 비해 중심기압이 10hPa 더 낮아지며 위력을 키우고 있다. 태풍은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강력하다.
당초 솔릭은 남해안으로 상륙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경로가 서쪽으로 밀려났다. 한반도 동쪽에 자리 잡은 북태평양 고기압이 서쪽으로 세력을 더 확장하면서 솔릭도 서쪽으로 이동했다. 현재 예상경로대로라면 22일 저녁 제주 서귀포 남서쪽 160km 부근 해상을 지나 23일 오후 9시 충남 서산 부근으로 상륙할 것으로 전망된다.
폭염으로 뜨겁게 달궈진 해수면도 태풍의 위력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해수면 온도가 26∼27도가 되면 태풍이 발생하거나 발달할 확률이 높다. 현재 솔릭이 이동하고 있는 일본 남쪽 해상의 온도는 29도로 평년에 비해 1도가량 높다. 태풍이 진행하게 될 서해안 역시 28도 정도로 평년보다 1.5∼2.5도 높다. 특히 솔릭이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는 충남 해안은 6일부터 고수온 경보가 발효된 상태다. 정상부 국가태풍센터 예보관은 “한반도를 둘러싼 해수면의 온도가 높은 만큼 많은 수증기가 유입돼 다른 시기에 비해 태풍의 위력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바람이 강해지는 대신 전국적으로 비는 덜 내릴 가능성이 있다. 비구름은 태풍의 중심부에 몰려있는데 태풍의 중심이 서해상으로 치우쳐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예상경로대로라면 태풍이 서울 경기 지역을 관통할 것으로 예상돼 중부권에는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전망됐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