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협상]연락사무소 등 공사용 6억어치 보내 대북 수출금지 품목… 美 문제삼아 “남북 도로연결, 비핵화와 같이 가야”… 美국무부, 연락사무소 이어 제동
정부가 남북교류사업을 위해 미국과 대북제재 예외를 협의 중이라고 밝힌 6∼7월 동안 유엔이 정한 대북 수출금지 및 제한 품목인 발전기와 석유를 북측에 반출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제재 예외를 놓고 사전 협의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 정부가 이산가족면회소 및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보수를 위해 발전기와 석유를 북측에 들여보낸 것을 문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자유한국당 정양석 의원이 입수한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6, 7월 발전기는 4만9445kg(약 5억5300만 원), 석유 및 경유는 82.9t(약 1억300만 원)이 북측에 반출됐다. 본보가 관세청 남북교역통계에서 조회한 결과 해당 품목은 지난해 12월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97호가 북한으로 수출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HS코드(무역거래 상품을 분류한 코드)와도 일치한다. 발전기와 석유는 반출 목적별로 분류돼 있지 않아서 지난달 24일 유엔의 제재 예외 승인을 받은 이산가족 면회소 개·보수가 아닌 연락사무소 개·보수 공사용으로 얼마가 들어갔는지 추가 확인 작업이 필요하다고 정 의원은 밝혔다.
정부는 연일 남북연락사무소는 제재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국회 외통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한미 간에) 완전한 인식의 일치가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달 내에 사무소를 개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미 국무부는 최근 남북이 개성∼평양 구간 고속도로에서 실시해 완료한 현지 공동조사와 관련해 20일(현지 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을 통해 “미국은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했는데, 이는 남북 관계 발전이 반드시 비핵화의 진전과 보조를 맞춰 진행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