敵 대신 ‘군사적 위협’ 표현 검토… 장병 교재선 ‘종북-주사파’도 뺄듯
국방부가 올해 하반기에 발간하는 ‘2018 국방백서’와 군 정신전력 교육교재에서 북한군을 ‘적’으로 지칭한 문구와 표현을 삭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북한 비핵화에 실질적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다음 달 평양에서 열릴 남북 정상회담을 의식한 지나친 유화 조치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방백서는 2년마다 발간한다. 이번 백서는 문재인 정부가 내는 첫 국방백서다.
군 고위 소식통은 22일 “올 12월에 발간되는 국방백서에서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문구의 삭제를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적이라는 표현을 ‘군사적 위협’과 같은 용어로 대체하는 안이 유력하다는 것이다.
현 백서인 ‘2016 국방백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사이버 공격, 테러 위협을 주요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면서 “이런 위협이 지속되는 한 그 수행 주체인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이 문구는 북한이 연평도 포격 도발을 감행한 2010년 말에 발간된 ‘2010 국방백서’부터 포함됐다.
아울러 군은 올해 안에 발간하는 장병용 군 정신전력 교육기본교재(5년마다 발간)에서도 “(북한군은) 현존하는 위협의 실체이자 우리의 명백한 적”이라는 대목을 삭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교재 분량도 18개 장에서 12개 장으로 축소하면서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종북세력’ ‘친북세력’ ‘주사파’ 등의 용어도 뺄 것으로 알려졌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손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