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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등적용-소득공제 핵심요구 반영 안돼… 현장 모르는 대책으로 일자리 생기겠나”

입력 | 2018-08-23 03:00:00

제갈창균 외식업중앙회장 일침
최저임금 탓에 배달영업 포기… 손님 줄어 일요일엔 문 닫아




“외식업체들은 ‘김영란법’ 기준을 높이거나 외식을 소득공제해 달라는 게 주요 요구였는데 이게 전혀 반영되지 않았어요. 현장을 잘 모르고 내놓은 이번 대책으로 정부가 목표로 한 일자리 창출이 되겠습니까.”

22일 서울 중구 한국외식업중앙회에서 만난 제갈창균 중앙회 회장(69·사진)은 이날 나온 자영업자 대책에 대해 “다른 요구사항이 좀 반영되긴 해서 70점 정도는 줄 수 있겠지만 현장을 더 잘 아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는 자영업자 43만 명이 가입한 단체로 그는 2013년 4년 임기 회장직에 당선돼 지난해 재선됐다. 그는 현재 대전에서 중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현장을 모르는 정책으로 제갈 회장은 4대 보험 지원 강화를 꼽았다. 그는 “지난해 우리 식당에서 일하는 배달종업원이 5명이었다. 이들에게 4대 보험을 가입시켜 줬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4명이 그만뒀다”라며 “정부의 통계에 잡히는 순간 신용불량자(금융채무 불이행자)였던 이들의 월급이 모두 압류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제갈 회장은 최근에 장사가 안 돼 가게 문을 닫고 야반도주하는 자영업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폐업을 하게 되면 가게 물건들을 정리하는 기간에 임대료를 내야 하는데 이마저도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 숙박, 도·소매업 등 4대 자영업의 폐업률은 88.1%로 역대 최고치였다.

그는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해 살기가 너무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의 중식당은 올 초부터 배달원을 모두 그만두게 해 배달 주문을 받지 않고 있으며 일요일에는 문을 닫는다. 짜장면 값이 오르면서 안 그래도 손님이 줄고 있었는데 오른 인건비는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는 “배달원 월급이 260만 원 정도였는데 여기서 더 올려줘야 한다고 생각하니 도저히 감당이 안 됐다”며 “최저임금을 단기간에 이렇게 급격하게 올리면서 무슨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거냐”라고 했다. 외식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여주려면 최저임금 차등 적용, 외식 소득공제 등 실질적인 정책을 내놓으라는 게 제갈 회장의 말이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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