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의 이병헌(유진 초이). 사진제공|화앤담픽쳐스
반환점을 돈 tvN 토일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인기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인물 간 갈등이 복잡해지면서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한 여자를 향한 세 남자의 매력대결은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시청 포인트. 이병헌과 유연석, 변요한은 비록 “바보, 등신, 쪼다”로 통하지만 각기 다른 3인3색의 애정표현과 남성상은 이미 충분히 매력적이다. 스포츠동아 여기자 3인이 각자의 평소 이상형 등을 토대로 한 명씩 선택해 이들의 매력을 파헤쳤다. 이들은 서로 사랑의 경쟁자이지만 왠지 모를 진한 의리의 ‘브로맨스’도 보여준다. 이들이 내뱉은 말은 명대사가 되어 곱씹을수록 미소 짓게 만든다.
● “합시다. 러브! 나랑. 나랑 같이.” (7월28일 7회) - 뜻도 모르고 ‘러브’를 하자는 애신의 제의에 불타는 복수심과 애신을 향한 사랑으로.
● “그렇게 한 번 더 돌아보게 하려고 그랬나보오.” (8월12일 12회) - 더 이상 나란히 걸을 수 없다는 걸 알고 헤어졌지만 얼굴을 다시 보게 된 것을 좋아하며.
입찬소리는 하는 게 아니라 했다. 30∼40대 여성시청자라면 누구나 장담했을 거다. 그에게 절대 설레지 않을 거라고! 스무 살 차이 나는 ‘아기씨’ 김태리와의 부조화, 게다가 로맨스는 생각만 해도 소름끼쳤다. 하지만 그런 확신은 오래가지 못했다.
미국 해병대 장교 유진 초이는 너무나도 근사했다. 단 한번도 흐트러짐 없는 모습은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자신감은 매력적인 남자의 필수덕목. 미국과 일본의 외교 분쟁을 넘어 전쟁이 일어나기 직전의 일촉즉발 상황에서도 그는 한 치 망설임이 없다. 강인한 눈빛과 중저음 목소리로 상대를 제압하는 카리스마까지 지녔다.
“목소리가 좋고, 인물이 좋고, 똑똑하고”라는 극중 대사처럼 그는 모든 걸 갖췄다. 영문, 일문, 한문은 되는데 딱 하나 언문(諺文)을 떼지 못해 사랑하는 여인이 건넨 서신 하나 읽지 못하는 것은 애교 수준. 허나 이 역시 똑똑한 두뇌와 눈치 백단의 기술로 어느 정도 닿소리와 홀소리를 익히고 ‘연서’를 쓰는 로맨티시스트다.
늘 조용하고 무겁고, 때로는 이기적으로 보일 정도로 차갑지만 언제나 옳은 길을 걷는 그가 ‘러브’를 하자는데 마다 할 여자가 있을까. 때문에 ‘총보다 강하고 그보다 위험하며 그보다 뜨거운 것’에 고매한 ‘아기씨’도 ‘불꽃 속’으로 뛰어들게 만든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