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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솔릭’ 피해, ‘제주와 ○○’ 덕에 감소…기상청 예보 또 틀린 이유?

입력 | 2018-08-24 08:31:00

태풍 ‘솔릭’ 영향



사진=국가태풍센터


24일 오전 충북 지역이 제19호 태풍 ‘솔릭’의 직접 영향권에 들면서 비와 함께 강한 바람이 불고 있다. 그러나 ‘솔릭’이 내륙에 상륙한 뒤 세력이 크게 약화해 우려했던 것보다는 피해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의 당초 예상과 달리 ‘솔릭’의 위력이 일찍 약화한 것과 관련, 김승배 한국기상산업협회 본부장은 ‘솔릭’이 제주도에서 힘을 많이 쏟았고, 동쪽으로 방향을 트는 과정에서 태풍의 반경이 내륙에 걸치면서 마찰을 겪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본부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태풍이 상당히 강했던 건 틀림없다. 제주도에 나타난 기록을 보면 어마어마하다. 1000mm 이상의 비를 내렸고 초속 62m의 강풍을 기록했다”며 “이때까지만 해도 강했는데 이 태풍의 반경이 한라산을 스치면서 힘을 그쪽에 많이 쏟았고 그 뒤부터 흐트러지기 시작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목포 앞바다 쪽에서 전향을 하면서 시속 4km, 사람이 걸어가는 속도로 이동을 했다. 태풍이 제주도를 지나면서 한 번 흔들림을 당했고 또 전향한 시점에서 우리나라 전남 남해안 쪽으로 접근했지 않았나? 그러면 벌써 반절 이상은 내륙에 걸친 거다. 이론상 육지에 태풍이 걸치게 되면 마찰력, 산 이런 거에 부딪힌다”며 “사후적으로 분석해 볼 때 제주도에 힘을 많이 쏟았고 전향할 때 반절은 걸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당초 기상청은 태풍 ‘솔릭’이 충남 서해안으로 상륙해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을 관통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 ‘솔릭’은 더 남쪽인 전남 목포를 통해 상륙해 호남과 충청 지역을 지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 ‘기상청 예보가 또 틀렸다’는 지적이 쏟아지는 것과 관련, 김 본부장은 “재난 측면에서 보면 ‘(예보가)틀렸다’ ‘맞다’라는 개념으로 보면 어떤 큰 피해를 예방할 수 없다고 본다. 그래서 그런 가능성이 있는 충분한 태풍으로 보이면 계속 예보를 한 것”이라며 “재난, 사람의 인명 피해를 줄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태풍 ‘솔릭’의 소멸 시점에 대해 “동해안으로 빠져나가는 시점이 오늘 낮 한 12시 정도로 예상된다. 그러니까 이 태풍은 거의 쇠퇴기에 들어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풍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중심 부분에서 초속 17m 이상의 바람을 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9월 중 추가 태풍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선 “지금과 같은 진로를 밟은 그런 태풍의 접근이 한두 개 정도 또 있을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했다.

김 본부장은 “이 태풍이 지나고 난 뒤에도 무더위는 꺾이지 않을 것 같다.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남아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곳에 따라서는 밤에 열대야도 나타날 수 있다. 여름 내내 한반도 상하층을 덮고 있던 거대한 열 덩어리를 태풍이 와서 완전히 식혀주지는 못할 것”이라며 “이 더위가 완전히 물러나려면 공기가 바뀌어야 한다. 북쪽에서 새로운 공기가 내려와야 하는데 아직 그런 단계는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당분간 32~33도의 더위는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