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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이름 리스트서 솔릭, 퇴출위기 넘겨

입력 | 2018-08-25 03:00:00

예상과 달리 한반도에 큰피해 안줘




제19호 태풍 ‘솔릭’이 한반도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면 태풍 이름 리스트에서 사라질 수도 있었으나 그러지는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예상보다 약화돼 육지를 통과하면서 피해가 줄었기 때문이다.

유엔 산하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ESCAP)와 세계기상기구(WMO)가 공동 설립한 태풍위원회(TC)에는 막대한 피해를 입힌 태풍에 대해서는 태풍 이름 리스트에서 퇴출시키는 규정이 있다. 앞으로 유사한 태풍 피해가 없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실제로 한국이 제출한 태풍 이름인 ‘나비’는 2005년 일본에 큰 피해를 끼친 탓에 ‘독수리’로 바뀌었다. 국내에 큰 피해를 준 ‘루사’와 ‘매미’도 각각 누리와 무지개로 바뀌었다. TC가 태풍 이름을 붙이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총 31개 태풍 이름이 퇴출됐다.

태풍 이름 리스트에는 한국, 중국, 일본 등 TC 회원국 14개국이 10개씩 제출한 140개가 올라 있다. TC는 140개를 순차적으로 사용해 태풍 이름을 붙인다. 140개를 모두 사용하면 처음부터 다시 사용한다. 전체 140개가 사용되는 데는 보통 4, 5년이 걸린다.

태풍 이름 중 한국말 이름은 남북한이 제출한 것을 합해 모두 20개다. 한국이 제출한 것은 개미, 나리, 장미, 미리내, 노루, 제비, 너구리, 고니, 메기, 독수리 등이다. 북한이 제출한 것은 기러기, 도라지, 갈매기, 수리개, 메아리, 종다리, 버들, 노을, 민들레, 날개 등이다.

이번에 한국에 상륙한 솔릭은 미크로네시아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전설 속의 족장’을 뜻한다. 솔릭이 예상과 달리 큰 피해 없이 한반도를 빠져나가 미크로네시아 기상 당국이 새 이름을 찾아야 할 수고를 덜어줬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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