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감점점수 규정 없는데 착지 실수와 같은 0.3점 깎아
러 심판 지적… 中 감독심판 수용
홍콩 선수에 역전 당해 金 놓쳐
체조 첫 2관왕 어이없이 좌절
차세대 체조스타로 발돋움한 김한솔(23·서울특별시청)이 한국 체조 역사상 첫 ‘아시아경기 2관왕’을 엉뚱한 이유 탓에 놓쳤다.
2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지엑스포에서 열린 남자 뜀틀 결선. 이날 5번째 순서로 연기에 나선 김한솔은 편안한 상황에서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 북한 뜀틀스타 리세광(33)을 포함해 앞서 연기를 마친 선수들이 모두 착지 실수로 13점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김한솔은 1차 시기 14.875점(기술점수 5.6점, 수행점수 9.275점)부터 완벽한 착지로 금메달을 예고했고 2차 시기에서는 점프 난도를 더 낮춰 기술점수 5.2점에 더 높은 수행점수 9.325점을 받았다. 착지도 완벽했다. 하지만 김한솔은 감점 0.300점을 받았다. 동료 선수와 대한체조협회 관계자들도 이유를 알 수 있는 감점이었다. 다만 그때까지도 김한솔은 14.550점(1, 2차 평균)으로 금메달이 예상돼 포효할 수 있었다. 분위기는 마지막 주자로 나선 홍콩의 섹 와이 훙(27)의 점수가 나오자 반전됐다. 섹은 1, 2차 시기에서 모두 난도 5.600의 점프를 시도해 평균 14.612점을 받아 김한솔을 0.062점 차로 제쳤다.
엄밀히 따지면 규정을 위반했으니 심판은 벌점을 줄 수 있다. 점수 코드집에는 ‘선수의 행동과 관련한 전반적인 규정 위반’에는 0.300점이 감점된다고 나와 있다. 다만 의상 문제 등 명백히 확인이 가능한 부분과 달리 김한솔의 경우는 ‘기타 다른 규정 위반 행위’로 뭉뚱그려진 조항에 발목을 잡혔다. 착지 때 손을 짚은 선수와 같은 벌점인 0.3점을 준 것은 지나치다는 평가다. 1000분의 1점으로 점수가 갈리는 체조 종목에서 0.3점은 메달 색을 바꾸고도 남는 점수다.
자카르타=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