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로 11호 교신기록 전체 공개…미공개 테이프 170여개 포함 NASA, 1만9000시간 분량 복원… 달 착륙 과정 생생한 기록 담겨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이 달 표면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모습.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1969년 7월 20일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유인(有人) 우주선인 미국항공우주국(NASA) ‘아폴로 11호’. 착륙 모듈인 ‘이글(Eagle)’에 타고 있던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이 미국 휴스턴 지상관제센터에 무전을 했다. 컴퓨터 콘솔에는 경고음과 함께 숫자 ‘1202’가 떴다. 같은 경고음이 몇 차례 반복됐다.
지상의 누군가가 “컴퓨터가 한 번에 너무 많은 데이터를 처리하면서 과부하가 걸린 것”이라며 “다시 반복되지만 않으면 문제없다”고 응답했다. 이글은 달 표면에서 불과 10km 떨어진 지점을 통과하며 지표면을 향해 계속 내려가고 있었다.
1만9000여 시간에 달하는 이 오디오 기록에는 선장 암스트롱과 사령선 조종사 마이클 콜린스, 달 착륙선 조종사 버즈 올드린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지상관제센터에서 이들을 도운 수많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로저, 잡았어. 우리가 해결하고 있어.”
달 착륙 직전 또 다른 목소리가 이어졌다. 곧 암스트롱이 다시 무전을 하면서 상황은 마무리됐다.
“휴스턴, 여기는 트랭퀼리티(‘평온’이란 뜻) 기지다. 이글이 방금 막 (달 표면에) 착륙했다.”
아폴로 11호 녹취 파일의 디지털화 작업에 참여한 존 핸슨 미국 댈러스 텍사스대 교수는 “암스트롱이 달 표면에 발을 딛는 순간은 당시에도 생중계됐지만, 무대 뒤에서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상태를 체크하는 등 우주비행사들을 도운 이들의 노고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다”며 “아폴로 11호의 진정한 ‘영웅 뒤의 영웅’들의 이야기를 엿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개된 녹취 파일에서는 영웅들의 평범한 일상과 장난기 어린 농담도 포착됐다. 어느 날 우주선에서 올드린과 함께 아침 식사를 하던 콜린스는 “올드린은 지구로 돌아가면 꼭 오트밀 먹기 대회에 나가야 될 것 같다. 벌써 19그릇째 먹고 있다”며 웃었다.
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kyunge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