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난기류]“남북연락사무소 개소식 날짜 애초 안 정해져… 9월로 밀릴수도” 靑, 남북정상회담은 진행 방침, “文대통령 중재자 역할 더 커져”
이번 주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을 시작으로 9월 평양에서의 남북 정상회담 및 철도·도로 연결사업 등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대형 이벤트를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해온 정부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갑작스러운 방북 취소 결정에 당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특히 한미 공조의 긴밀함을 시험할 이슈로 떠오른 연락사무소 개설 건을 놓고는 ‘진퇴양난’ 처지에 놓였다.
정부는 미국이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는 상황에서도 ‘주권 문제’라며 8월 내 연락사무소 개소식을 진행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 수위가 예상보다 높아지자 “이대로 강행했다간 한미 양국 관계마저 틀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청와대는 일단 기존 일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지만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취소 전 보였던 강경한 입장에서는 급선회하는 분위기다. 청와대 당국자는 “새로운 상황이 발생한 만큼 연락사무소 개설이 비핵화 문제를 풀어가는 데 있어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놓고 한미 간에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당국자는 “애초에 개소식 날짜를 박아놓지는 않았다”며 “이번 주 내로 합의가 안 되면 다음 달로 밀릴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실망하기엔 이르다”며 “북-미 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막힌 곳을 뚫어주고 북-미 간 이해 폭을 넓히는 데 촉진자, 중재자로서의 문재인 대통령 역할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정은 lightee@donga.com·한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