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북한 관련 참모들이 참석한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북한 방문을 취소하는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국장 트위터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트럼프 대통령 앞에 앉은 참모들은 긴장한 듯 보입니다. 보디랭귀지로 보건대 대통령과 참모들 사이에 활발한 대화가 오가기보다는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듯합니다.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 분위기는 어땠는지 궁금하지 않습니까. 전문가들의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I read this tweet as a temper tantrum from Trump.”
△“You can only run this play so many times.”
에번 메데이로스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이 ‘게임’에 대해 의논했을 것으로 추측했습니다. ‘게임’이란 미국이 북한의 요청을 마지막 순간에 거부하는 것을 말합니다. 올 5월 트럼프 대통령이 막판에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한다고 하자 김정은은 금방 저자세를 취했습니다. 그러나 메데이로스 전 보좌관은 이번에도 북한이 굽힐 것이라고 예상하고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취소하는 게임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합니다. 이미 북한도 이 게임을 간파했으니까요.
△“The decision also leaves Moon Jae-in isolated.”
CNN에 따르면 미국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취소 결정을 공식화하기 전에 한국 측에 알려줬다고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바쁘게 준비하던 한국 관리들은 미국 측 통보에 완전히 허를 찔렸다고 하죠. 애덤 마운트 과학자연맹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문재인 대통령을 고립시켰다”고 지적했습니다. 급속한 속도로 진행되는 남북 경제협력 등 대북 유화책이 미국의 비핵화 협상과 통합될(integrate) 수 있는지는 전적으로 문 대통령의 의지에 달렸다는 거죠. 한동안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지켜보던 미국, 이렇게 경고를 날리네요.
정미경 국제부 전문기자·前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