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민선7기 광역단체장 인터뷰]박남춘 인천시장
박남춘 인천시장은 16일 동아일보-채널A 인터뷰에서 “서해 평화협력 시대를 맞아 인천을 동북아시아 평화특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인천=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인터뷰 도중에 드론이 사진 한 장을 배달해 주었다. 박 시장이 2008년 18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하고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았을 때 노 전 대통령과 단둘이 찍은 사진이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대통령인사수석비서관을 지냈던 박 시장을 봉하마을 주민들 앞에 데리고 나가 “허우대는 멀쩡한 사람이 내가 인기가 없으니 공천도 못 받았다”며 위로했다고 한다. 박 시장은 노 전 대통령을 정치적 스승으로 삼아 19, 20대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6월 지방선거에서 고교 1년 선배인 유정복 전 인천시장을 꺾고 인천시정을 책임지게 됐다.
―로봇타워는 어떤 시설인가.
―인천의 ‘정치 1번지’로 불리는 남동구에서 어렵게 국회의원에 당선돼 여러 기록을 남겼는데….
“지역구가 인천시청 등 여러 관공서가 밀집된 곳이고, 역대 총선에서 보수 텃밭으로 불렸다. 상대 진영의 4선 국회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좋은 여건 속에서 19대 총선에서 운 좋게 승리했고, 이후 국회의정대상, 국민안전대상 등 국회의원에게 주는 6관왕 상을 받았다. 까다로운 평가로 유명한 ‘NGO 모니터단’으로부터 6년 연속 상을 받은 데 대해 큰 자부심을 느낀다.”
―지방선거 때부터 ‘인천특별시대’를 강조해왔는데,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
“참여정부 시절 노 전 대통령이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정치는 의미가 없다’는 얘기를 늘 했다. 관이 주도하고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시정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 관이 지원하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정착시키려면 민관협치가 매우 중요하다. 시민 말씀을 나침반으로 삼고 시민이 주인인 시정을 펼쳐나가겠다. 시민이 참여하는 각종 위원회를 설립하기 위한 근거 조례를 만들고 있다. 시민 한 사람의 의견을 더 잘 듣도록 온·오프라인 시스템을 구축하겠다.”
“전임 시장이 지역내총생산(GRDP)을 근거로 인천이 서울 다음가는 2대 도시라는 ‘서인부대(서울 인천 부산 대구 순)’라는 용어를 썼다. 도시 간에 서열을 매기고 지역 격차를 강조하는 개념이다. 시민 삶과 행복을 반영한 지수가 아니다. 개발시대의 구호보다 가계부채, 자살률, 실업률을 낮출 수 있는 희망과 행복이 넘치는 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1호 공약인 ‘서해평화협력시대’는 어떻게 만들어나가려고 하나.
“인천은 세계 서비스 1위인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있는 잠재력이 무한한 국제도시이지만 안보 취약 지역이기도 하다. 4월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으로 남북관계의 획기적 진전이 기대되고 있다. 북-미 관계가 중요하고 북한 비핵화라는 난제가 남아 있다. 시 차원의 남북 교류 관련 부서 재편과 조례 제정을 준비하고 있다. 남북 평화체제로 전환되면 인천항에서 북한 화물을 처리하고, 중국 베이징 대신 인천국제공항이 북한 허브공항으로 활용될 것이다. 서해 북방한계선(NLL)으로 고충이 많은 어민들도 서해 평화어로구역 설정으로 공동어로를 하게 되면 경제적 이득이 클 것이다. 영종도∼신도∼강화도∼북한 해주와 개성공단을 연결하는 남북평화고속도로도 건설해야 한다.”
―수도권 광역교통망 신설에도 의욕을 보이고 있는데….
―원도심과 신도심 간 불균형 문제가 심각하다는 시민 불만이 있다.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송도국제도시와 청라국제도시는 인천 발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원도심 주민들이 이들 신도심으로 이사를 가니 도심 공동화 현상이 다른 지역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원도심 활성화는 과거 개발이익만 좇는 방식이 아닌 사람과 주민 중심의 재개발로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다. 부시장 한 명이 원도심 재생 업무를 전담하도록 하고 원주민 의견을 반영한 인천형 도시 재생 모델을 만들겠다. 원주민이 그대로 정주하면서 지역균형발전을 이루도록 하겠다.”
인천=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