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創農박람회 개막 농식품 창업-귀농 기회의 장
31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의 ‘2018 A FARM SHOW(에이팜쇼)―창농·귀농 박람회’ 스마트농업관 내 ‘파머스 투 유’ 부스. 농부들이 직접 키우고 가공한 꽃차, 작두콩 커피 등 각종 먹을거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이곳에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많은 이목을 끈 것은 충북 보은 속리산에서 키운 굼벵이 등 식용곤충을 이용해 숙취해소 음료와 반려동물을 위한 영양제, 간식을 생산하는 업체 ‘우성’의 부스였다. 관람객들은 말린 굼벵이의 ‘리얼’한 모습에 머뭇거리다가도 숙취해소 음료를 직접 마셔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업체 김우성 대표(33)는 “곤충으로 이런 제품까지 만들 수 있다는 것에 관심을 갖고 생산 노하우나 아이디어를 물어보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 ‘창농 꿈’ 실현 위해 전문 상담사와 상담
제1전시장에 마련된 귀농·귀촌관은 박람회가 시작된 오전 10시부터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경기, 강원, 충남, 전남 등 전국 65개 지방자치단체에서 나온 전문 상담사가 각 지역의 귀농·귀촌 정책을 소개하고 관람객들과 일대일 상담을 진행했다.
전남 장성군 농업기술센터 상담 부스를 찾은 홍영진 씨(58)는 “농촌 생활이 과연 맞을지 모르겠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농업기술센터의 나효주 사무장은 “‘삼시세끼’라는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1, 2일 정도 농촌 가정에서 숙식을 해보면 동네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다”며 홍 씨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맞춤 상담’을 진행했다. 홍 씨는 “지원금을 받는 것도 좋지만 프로그램이 정말 알찬 것 같다”며 그 덕에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광주로 이사를 갈 예정이라는 천경도(40), 류지민 씨(39) 부부는 광주 인근지역으로의 귀농을 계획하기 위해 에이팜쇼를 찾았다. 류 씨는 “평소 관심이 있던 나주 지역에서 상담을 받았는데 상담사분들이 친절하게 다양한 정보를 설명해줬다”며 “교육과 농업을 접목한 새로운 분야의 창업을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오후 1시 반 시작된 ‘농담(農談) 콘서트’도 200석 규모의 좌석에 빈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선배 귀농인들의 체험담과 알짜 정보를 듣는 강연 프로그램으로 귀농 성공사례뿐 아니라 귀농인들의 애로사항을 가감 없이 들을 수 있었다.
강원 원주시의 1년 차 귀농인 이꽃맘 씨(40)는 집에 불쑥불쑥 들르는 동네 어르신과의 에피소드를 생생하게 전했다. 그는 “귀농을 한다는 것이 농사만 짓는 것이 아니라 내 삶 전체가 바뀌는 일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고 조언해 큰 박수를 받았다. 단돈 2만 원을 들고 한 달간 전국을 누빈 양애진 씨(28), 영화 ‘파밍 보이즈’의 주인공 유지황 씨(31)도 연사로 참여했다.
전남대 창농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서인호 씨(24)는 동아리 선후배 7명과 함께 에이팜쇼에 참여하려고 아예 2박 3일 동안 서울에 숙소를 잡았다. 서 씨는 “우리 또래의 실제 경험담에, 온라인에서 찾기 힘든 농업 관련 정보를 함께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장소”라고 말했다. 농담 콘서트는 행사 2, 3일째인 1일과 2일에도 진행된다.
○ 곤충·조랑말 체험하고 우리 농산물 먹어보고
지난해의 2배 이상으로 규모를 확대해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우수 특산물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에이팜마켓’에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1전시장 귀농·귀촌관에 전시된 각 지역 특산품을 보고 호기심을 느껴 2전시장까지 온 관람객이 많았다.
휴양·체험관에서는 어린이들을 데려가면 좋을 만한 다양한 체험행사가 진행됐다. ‘포니클럽’ 부스에는 조랑말을 바로 코앞에서 보며 사진도 찍고 먹이도 직접 줄 수 있어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장수풍뎅이, 노린재 등 각종 곤충을 애완용으로 키우는 모습을 눈앞에서 보며 직접 잡아보고 먹이도 줄 수 있는 ‘숲속곤충마을’ 부스도 마련됐다.
이새샘 iamsam@donga.com·김자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