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創農박람회 개막 IoT 적용한 농업 한자리에
스마트 트랙터 운전자 없이 스스로 밭을 가는 최첨단 농업용 트랙터 견본이 31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개막된 ‘2018 A FARM SHOW―창농·귀농 박람회’에 전시됐다. SK텔레콤은 대동공업과 함께 수년 내 이 트랙터를 출시할 계획이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10여 명의 관람객이 높이 3m의 거대한 트랙터를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보며 탄성을 질렀다. 바퀴 하나가 웬만한 가정용 냉장고 크기만 한 대형 트랙터가 자율주행이 가능하다는 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겉으로 보기엔 흔한 농업용 트랙터지만 이 트랙터는 스스로 고장을 진단할 수 있고 사물인터넷(IoT) 기능까지 갖춰 자율 주행도 가능하다. 관람객들은 거대한 바퀴를 끌어안거나 직접 운전석에 올라 기념사진을 찍었다. 무인 진단 및 운행 시스템을 만든 SK텔레콤 관계자는 “앞으로 3년 내에 트랙터에 부착해 상용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文대통령의 축전 문재인 대통령은 31일 ‘2018 A FARM SHOW―창농·귀농 박람회’에 보낸 축전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도전에 나선 청년 벤처농부들의 사례는 농업이 청년 일자리의 보고가 될 수 있다는 것 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SK 텔레콤은 농업기계를 생산하는 대동공업과 함께 수년 내 RTK를 장착한 농기계를 내놓을 계획이다. 임선경 SK텔레콤 IoT사업부문 전략팀 부장은 “미국 등 선진국은 농기계를 생산하는 대형 회사가 이미 개발해 적용하고 있는데 한국 농업기계 회사는 대부분 중소 규모여서 연구개발 여력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자사가 보유한 IoT 기술, 빅데이터를 접목해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텔레메트릭스 기술도 함께 연구 중이다. 원거리에서 기계의 정보를 수신하고 제어하는 기술이다. SK텔레콤은 국내 벤처기업 긴트(GINT)와 손잡고 ‘농기계 텔레메트릭스’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7∼12월) 농기계가 센서를 통해 스스로 이상 유무를 감지하고 농부의 스마트폰으로 전달해 농부가 앱으로 농기계를 제어하는 기술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 전시관에서 RTK와 텔레메트릭스 설명을 들은 한 관람객은 “귀농한 지 5년쯤 됐는데 아직은 대부분 사람 손이 필요하다. 이 기술이 실제 농사에 쓰일 수 있다면 자식 세대에는 농업도 과학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농촌진흥청 산하 국립농업과학원은 ‘한국형 스마트 온실’을 선보였다. 온실에 각종 센서와 제어장치, 폐쇄회로(CC)TV를 달아 실시간으로 상태를 파악하고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기술 발달로 기존 스마트 온실에 클라우드 서비스, 로봇까지 결합한 3세대 스마트 온실을 2020년경 선보일 예정이다. 농업 빅데이터와 분석 서비스까지 결합하면 풍수해, 병충해 등 위기 상황에서 사람보다 더 정확하게, 빨리 대처하는 시스템 구축도 가능하다.
귀농 준비 이렇게 관람객들이 각 지방자치단체가 마련한 부스를 방문해 귀농 관련 상담을 받고 있다. 이번 박람회에는 전국 65개 지자체를 포함해 정부와 기업 등 200여 개의 부스가 차려졌으며 관람객들은 귀농·귀촌정책, 농업 관련 일자리 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한국항공대 산학협력단이 내놓은 ‘농업 드론’도 단연 화제였다. 미리 논밭의 형태와 이동경로를 입력해 놓으면 드론이 스스로 날아가 지점마다 10초씩 사진을 찍어 데이터를 전송한다. 농부는 사진을 보고 어느 지점에 병충해가 퍼졌는지, 농작물에 이상은 없는지 파악할 수 있다.
역시 농업용 드론을 소개한 반디(Vandi) 부스에도 사람이 몰렸다. 신현배 농협미래농업지원센터 내 반디 경기지사 센터장은 “20∼40대 젊은 귀농 희망자들이 주로 와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최근 TV 프로그램에서 가수 김건모 씨 등 연예인들이 드론 자격증을 따는 것을 보고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2, 3년 내 귀농을 계획 중인 직장인 김지훈 씨(38)는 “정보통신 회사에서 근무하는데 농업 분야 신기술이 생각보다 흥미로웠다. 이를 활용한 귀농을 계획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택 nabi@donga.com·송충현·이새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