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
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은 지난달 28일 의회 의장실에서 진행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시민을 두려워하고 오직 시민을 위한 새로운 시의회가 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오직 시민만을 두려워하는 시의회가 될 것입니다.”
7월 취임한 박인영 부산시의회 의장(41)은 지난달 2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부산시의회가 새 시대를 열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시민과의 소통 강화, 연구 중심, 현장 밀착 등 세 개 키워드를 부산시의회가 새로워지기 위한 핵심 동력으로 제시했다.
그는 ‘일하는 의회’ 측면에서 출발이 좋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의원들 간에 선의의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이다. 박 의장은 “초선 의원(41명)이 많다보니 의회 문을 연 지 두 달밖에 안됐는데 벌써 토론회만 20여 차례 열렸다. 일이 많아 너무 힘들다”며 웃음을 지었다. 시의회의 오랜 숙원이던 지방공기업 기관장 인사검증 도입 문제도 시의원들의 적극적인 노력 끝에 최근 부산시와 협의를 잘 마쳤다고 밝혔다.
박 의장은 2004년 열린우리당에 입당하며 정치를 시작했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비례대표 금정구의원으로 당선된 뒤 구의원으로 3선을 했고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처음 시의원이 됐다. 1995년 민선 지방의회 출범 이래 부산시의회의 첫 여성 의장이자 역대 최연소 의장이다. 부산에서 민주당이 배출한 첫 의장이기도 하다.
“오거돈 시장과 같은 민주당인데 제대로 견제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박 의장은 “권력은 오 시장이나 당이 아닌, 시민이 준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특정 정당의 공천이 당선을 보장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시민들께서 이런 룰 따위는 언제든 바꿀 수 있다는 걸 이번 선거로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 계열 보수정당이 거의 독점해 오던 부산시의회는 올해 지방선거를 통해 판이 확 뒤집혔다. 의원 정원 47명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 41명, 자유한국당 5명, 무소속 1명이 각각 당선됐다. 그는 “올해 11월 마무리되는 내년도 예산안 편성에서부터 행정부에 대한 본격적인 견제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기득권을 내려놓는 것에서부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먼저 의장 접견실을 시민 소통의 공간으로 바꾸기로 했다. 의장실은 의장 집무실, 회의실, 접견실, 부속실로 이뤄져 있는데 이 중 접견실이 가장 크다. 이를 다목적 회의와 토론, 시민 민원상담 등을 위한 공간으로 바꾸기로 한 것. 그는 “의장실에 처음 출근한 날 공간이 불필요하게 너무 넓어 불편했다. 내가 불편한데 일반 시민이나 의원들이 편하게 찾아올 수 있을지 걱정됐다”고 이유를 밝혔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