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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지원사 ‘부당한 정치개입 지시 거부-신고’ 명시

입력 | 2018-09-03 03:00:00

기무사에서 간판 바꿔 공식출범




국군기무사령부를 대체할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창설식이 1일 경기 과천의 옛 기무사 청사에서 열렸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왼쪽)이 남영신 초대 안보지원사령관에게 부대기를 수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군기무사령부를 대체하는 군사안보지원사령부가 1일 경기 과천 옛 기무사 청사에서 창설식을 갖고 공식 출범했다. 기무사는 1991년 국군보안사령부에서 간판을 바꿔 단 지 27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창설식에서 “기무사는 과거 반성 없이 정치 개입, 민간인 사찰 같은 불법행위로 군의 명예를 실추시켰고 국민에게 배신감을 줬다”며 “과거를 통렬히 반성하고 대통령님의 통수이념을 깊이 새겨 국민을 받들어 모시는 봉사정신으로 충성 헌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대 사령관은 남영신 부대 창설준비단장(전 특전사령관·육군 중장)이 맡게 됐다. 남 사령관은 지난해 비육사 출신으로 처음 특전사령관에 임명돼 화제가 됐다. 남 사령관은 기자들과 만나 “(안보지원사는) 과거와 단절된 완전히 새로운 부대”라고 누차 밝혔다. 간판만 바꾼 ‘도로 기무사’가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을 의식한 것이다. 실제로 안보지원사는 부대기를 바꾸고 부대가·부대상징(호랑이 문양)도 없애는 등 기무사와의 차별화에 ‘다걸기(올인)’하고 있다.

부대령(대통령령)과 훈령엔 민간인 군인에 대한 불법 정보수집 활동 금지, 위반 시 조치사항 등이 명시됐다. 정당·정치단체 가입과 특정 정당·정치인에 대한 찬양·비방내용 유포, 선거운동 관여 등 일체의 정치활동 금지와 부당한 정치 개입 지시의 거부 및 신고 조항도 적시됐다.

기무사 권력의 원천이자 정치 개입의 빌미가 된 사령관의 대통령 독대와 청와대 직보 관행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남 사령관은 “장관의 부하로서 모든 보고는 반드시 장관을 거쳐 이뤄질 것”이라며 “장관 보고 이후 필요하면 청와대 비서실이나 안보실에 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 사령관은 △군인·군무원 동향 관찰 폐지 △신원조사는 불법 보안방첩 관련 비리행위로 국한 △강압적 문서요구 금지 등을 통해 과거 기무사의 특권적 관행을 근절하겠다고 덧붙였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