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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적폐’ 인식… 대입제도 개편엔 구체적 입장 안밝혀

입력 | 2018-09-03 03:00:00

[장관 후보자 검증]유은혜 교육부 장관 후보자
국회 교문위 6년 발언 전수분석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56)에 대한 교육계 안팎의 평가는 엇갈린다. 그는 2012년 19대 국회에 입성한 뒤 줄곧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6년간 활동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교육 현장 경험이 없다”거나 “교육 철학을 잘 모르겠다”는 비판도 나온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교육 현안과 관련한 유 후보자의 생각과 철학을 파악하기 위해 6년간의 국회 교문위 회의록 발언을 전수 조사했다.

■ 비정규직 개선 요구

유 후보자는 노동운동을 하다 정치에 입문한 만큼 교육계 비정규직 처우 문제를 꾸준히 제기했다. 야당 의원 시절이던 2013년 비정규직인 초등 돌봄교사와 스포츠 강사가 해고 위기에 처해 있자 교육부에 “실태 조사를 하고, 더 이상 학교 비정규직이 피눈물 나지 않게 대책을 세워 달라”고 주문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인 지난해 9월 일부 교육청이 학교 내 비정규직 전환에 소극적으로 대응하자 “각 시도교육청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점검해 달라”고도 했다.

유 후보자는 사학 비리 문제도 꾸준히 제기했다. 그는 오랜 기간 사학 비리로 내홍을 겪은 상지대와 관련해 “교육부가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는 건 직무유기”, “상지대는 사학 비리 전형으로 엄단해야 한다”며 교육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했다.

■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그는 박근혜 정부 시절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에 앞장선 대표적인 야당 의원이다. “국가가 지정한 하나의 단일 역사를 주입하는 건 반헌법적, 반교육적”이라는 이유에서다. 교육부가 당초 국정 교과서 전면 도입에서 ‘연구학교’ 일부 도입으로 한발 물러선 뒤에도 “승진과 연구비 지원을 빌미로 학교와 교사를 매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정화 반대 시국선언에 참가한 교사를 교육부 포상에서 제외한 것에 대해서도 “비열하고 반교육적”이라고 꼬집었다.

■ 자사고 폐지 주장

그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에 대해서는 “우리 교육의 근본 문제”라는 입장이다. 이런 학교들이 입시 위주의 경쟁 교육을 만드는 주범이라는 인식에서다. 그는 2013년 “자사고와 국제중 문제는 그 자체로 경쟁 교육이며, 이런 문제가 우리 공교육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에도 “입시 위주 경쟁 교육에서 협력과 배려, 공동체 교육으로 바꾸려면 대학입시 정책과 자사고 정책부터 전환돼야 한다”고 했다.

■ 교육부는 적폐 시각

교육부를 적폐로 보는 시각도 강했다. 2년 전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의 ‘민중은 개돼지’ 발언 당시 그는 “교육부 고위 공직자들의 기강이 무너질 대로 무너졌다”고 개탄했다. 유 후보자는 “국가공무원 징계 현황 결과 경찰청에 이어 교육부가 두 번째로 많았고,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는 꼴찌”라고 지적했다. 여직원을 성희롱한 교육부 과장이 직위 해제되지 않고 국립대학으로 발령 난 것에 대해서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교육부의 기강 해이를 질타했다.

■ 대입제도 원론적 입장

교문위 회의에서 유 후보자는 대입제도에 대해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하진 않았다. 종종 교육부 측에 ‘학종 공정성을 강화하고 대입전형을 단순화할 종합적인 안을 구체적으로 밝혀 달라’고 원론적인 주문만 했을 뿐이다. 다만 유 후보자는 지난해 초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중심이 돼 개최한 ‘2017년 이후의 대한민국―대선 핵심 아젠다’ 토론회에서 “수시모집의 50% 이상을 반드시 학생부내신(교과)전형으로 뽑도록 하자” “학생부 자기소개서를 폐지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 무상교육 지지

유 후보자는 박근혜 정부 시절 여야가 어린이집 누리과정(만 3∼5세 공통교육) 예산 분담 비율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할 당시 “누리과정 예산은 반드시 국고에서 반영해야 한다”며 “유보통합까지 포함해서 어떻게 해결할 건지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상보육에 필요한 비용을 중앙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취지였다. 그는 이 밖에 “(중앙정부가 각 시도교육청에 내려보내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중 내국세 비율을 인상해야 한다”, “국민들에게 무상교육을 말하면서 더 이상 선언적이거나 형식적인 입법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등 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김호경 kimhk@donga.com·박은서·조유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