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을 위한 나라는 어디에]골밀도 낮아 뼈 쉽게 부러져 응급실 낙상환자 3명중 1명 입원
지난해 말 화장실에 가다 넘어져 엉덩관절(고관절)이 부러진 김모 할머니(78)가 서울의 한 대학병원을 찾았다. 평소 누워만 지내 다리 근육이 약하고 폐혈관의 피가 굳은 상태였다. 김 할머니는 수술 후에도 기력을 찾지 못하다가 최근 끝내 숨졌다.
노인에게 낙상은 중대한 참사가 될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2016년 표본감시 응급실 23곳을 찾은 65세 이상 낙상 환자를 분석한 결과 1만6994명 중 5690명은 입원을 해야 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다. 눈과 귀가 어둡고 민첩성이 떨어져 한번 넘어지면 두개골이나 엉덩관절 같은 주요 부위가 먼저 바닥에 닿고, 골밀도가 낮은 탓에 뼈가 부러지는 일이 흔하기 때문이다.
노인에겐 골절 수술 자체가 큰 부담인 데다 수술이 성공해도 후유증에 시달릴 공산이 크다. 노년내과 및 정형외과 전문의들은 낙상 예방을 위해 △천천히 일어나거나 앉고 △추운 날 외출을 삼가며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고 △근력과 균형 유지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장일영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전임의는 “넘어진 후 ‘별것 아니겠지’라며 통증을 참다가 병을 키우지 말고 곧장 병원을 찾는 게 좋다”고 망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