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45조 투자-2만명 고용
최정우 포스코 회장(오른쪽)은 취임일인 7월 27일 포항제철소 제2고로를 찾아 직원들을 만났다. 3일 ‘5년간 45조 원’ 투자 계획을 밝힌 최 회장은 11월경 ‘포스코의 미래’ 청사진도 제시할 계획이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가 3일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한 날 포스코 관계자는 그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7월 27일 취임한 뒤 이제 한 달을 갓 넘긴 최 회장은 그간 포스코를 둘러싸고 대내외적으로 가감 없이 의견을 수렴하는 작업을 해왔다. 그는 ‘취임 100일’을 맞는 11월 3일을 전후로 기자회견을 열어 ‘포스코의 개혁과 청사진’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개혁 청사진 발표에 앞서 대규모 투자 및 인력 충원 계획부터 먼저 확정했다. 그는 3일 “글로벌 철강산업을 이끌고 제조업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한발 앞선 투자와 우수인재 확보가 필요하다”며 배경 설명을 했다.
우선 철강 분야에는 5년간 26조 원을 투자한다. 광양제철소 내 제3고로(용광로)에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을 적용해 설비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일명 ‘꿈의 강철’로 불리는 포스코 기가스틸의 생산설비도 늘릴 예정이다. 기존 제철소를 가동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수소 등 다양한 부생가스를 활용한 발전설비도 새로 만든다.
그 외 에너지, 인프라 사업에는 9조 원을 투자한다. 청정화력발전소 건설, 태양광 등 친환경에너지 사업, 액화천연가스(LNG) 저장시설 확대 등에 쓰일 예정이다. 미얀마 가스전 시설 확장에도 일부가 쓰인다.
이번 투자는 미얀마 가스전 확장, 해외 리튬 염호(소금호수) 인수, 그 외 해외공장 정비 및 증설 정도만 해외투자로 집행되고 나머지는 거의 다 국내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제철소 자체는 기계가 대부분의 공정을 하는 장치산업이라 큰 인원이 필요 없지만 신성장동력과 첨단기술 연구, 신소재 및 신제품 연구 등에 많은 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거의 전원 국내 인력을 확충한다”고 덧붙였다.
‘철강과 리튬배터리’라는 양대 사업 분야는 권오준 전 회장이 기틀을 마련했지만 ‘본격적으로 키우는 시대’는 최 회장의 재임 기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종종 전임자가 주력했던 분야를 홀대해 불필요하게 회사의 에너지를 낭비하는 최고경영자(CEO)들도 있는데 최 회장은 안정을 바탕으로 한 개혁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