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한반도 전문가들 “대북 특사 파견, 탈선한 북-미 협상 복원 계기 돼야” 미 전직 관리들의 조언, “북-미 관계 고려 않은 남북관계 개선은 한미 관계 경색 불러온다” “北의 핵 리스트 제출 확답 받으면 북-미 대화 물꼬 트는 최상의 결과일 것”
북한과 핵 협상 경험이 있는 미국의 전직 관리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사단 파견에 대해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을 정상궤도로 올리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는 미국의소리(VOA) 인터뷰에서 “한국의 대북특사단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촉구해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대화국면을 정상궤도로 돌릴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진전된 비핵화 조치가 미국의 종전선언 참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으로 북한을 설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셉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도 “종전선언과 비핵화 조치를 어떻게 다뤄 협상을 진전시키느냐가 이번 특사단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며 “이번 방북이 남북 정상회담 준비 성격도 있지만 북한이 기대하는 종전선언을 위해 ‘행동 대 행동’의 원칙이 적용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특사단이 북-미 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남북 관계 개선에만 초점을 맞출 경우 한미 관계가 지금보다 경색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북한으로부터 ‘핵 리스트를 제출하겠다’는 확답을 얻어내 교착 상태에 빠진 협상을 진전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피츠 패트릭 전 국무부 부차관보는 “북-미 대화의 물꼬를 트고 핵 협상에 속도를 낼 가장 이상적인 상황은 특사단이 북한으로부터 ‘핵 신고서’ 제출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박정훈 특파원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