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간다고 생각하니 아쉬웠다.
짧게만 느껴지는 북유럽 출장. 취재를 위해 동분서주할 때면 ‘뭐야, 서울에서보다 더 바쁘잖아!’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따금 차창 밖 풍경이 날 위로해줬다. 언젠가 어디로 돌아가야 하는 이들만이 느낄 수 있는 기묘하고 낯선 그 안락함.
귀국 비행기 시간을 기다리며 핀란드 공항에서 마지막 식사를 할 때도 메뉴 선정에 고심했다. 작은 레스토랑에 앉아 메뉴판을 펼쳤을 때 이거다 싶은 게 눈에 들어왔다.
순록 파스타. 떠나기 싫다는 마지막 발악. 이곳의 마지막 끼니로 이만한 선택이 또 있을까. 느끼한 순록과 치즈의 범벅을 씹어 넘기면서 행복하기만 했다.
장면이 바뀐다. 이제 두 사람과 연주자들이 바로 그 등대 안에 있다. 카메라는 떠다니는 영혼처럼 군다. 동그란 공간 안을 느리게 돌며 이들을 바라본다. 여섯 번째 섬 노래, ‘Particles’는 그렇게 비좁은 등대 안에서 녹음된다.
‘난 여기/에메랄드 바다에 떠있네… 그러나 이 무거운 손들/그들은 내 가슴을 짓누르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