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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부재 장기화… 롯데 경영 최대 위기

입력 | 2018-09-06 09:02:00

반 년 넘게 ‘총수 부재’… 장기 경영전략 차질
화학‧호텔‧유통 등 M&A 및 해외 투자 올 스톱




롯데그룹이 신동빈 회장 구속으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신 회장의 부재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주요 의사결정이 원활히 진행되지 못하는 것이다.

6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지난 2월 13일 신 회장 구속 이후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을 위원장으로 한 비상경영위원회가 그룹을 이끌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해 12월 경영비리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2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다.

○ 대규모 인수·합병(M&A) 차질

롯데그룹은 2004년 신 회장이 정책본부장으로 취임한 이후 공경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서면서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구속된 이후 황 롯데지주 부회장을 중심으로 각 BU(비즈니스 유닛)장들이 참여하는 비상경영위원회가 가동된 상태지만 인수·합병과 같은 총수의 결정이 필요한 사항은 손을 대지 못하는 상황이다.

롯데케미칼도 주력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회사인 KS(Krakatau Steel, 크라카타우 스틸)가 소유한 타이탄 인도네시아 공장 인근 부지를 매입해 대규모 유화단지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해왔지만 원점으로 돌아갔다. 

롯데그룹은 올 들어 베트남의 제과업체, 베트남·인니 유통업체, 미국·베트남의 호텔체인, 유럽의 화학업체 등 국내외에서 10여 건, 총 11조원 규모 인수·합병을 검토해왔으나 이 역시 신 회장의 부재로 인수전 참여단계에서 포기하거나 무기한 보류상태다.

앞서 롯데는 2016년 검찰수사로 인해 미국 액시올사 인수를 포기한 바 있다. 롯데가 인수를 추진했던 액시올은 PVC(폴리염화비닐), 염소, 가성소다 등을 주력으로 하는 화학업체다. 롯데케미칼은 액시올을 인수해 글로벌 12위 화학업체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당시 전방위 검찰수사로 결국 인수 계획을 접어야 했다. 이후 액시올은 미국 웨스트레이크가 차지했고 액수올의 주력제품인 PVC와 가성소다의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웨스트레이크 기업가치가 급상승했다.

○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권 취소 여부 논란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사건 2심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롯데로부터 받은 70억 원을 뇌물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 재취득이라는 현안에 대해 신 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묵시적 부정한 청탁을 했고, 박 전 대통령은 신 회장에게 K스포츠재단에 추가 지원을 하는 등 대가관계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박 전 대통령의 재판과 신 회장의 재판은 연결돼 있어 한쪽의 결과가 다른 재판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또 이는 롯데면세점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행 관세법에는 거짓이나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특허 획득 시 취소하도록 명시돼 있다. 때문에 관세청도 이번 재판 결과와 특허 취소여부에 대해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악의 경우 롯데월드타워면세점 특허가 박탈되면 입점 브랜드 직원 1400여명의 일자리와 매출 1조 원 규모 면세점 사업이 위기에 빠질 수 있다.

○ 지주사 체제 난항… ‘뉴 롯데’ 불투명

사진=롯데지주


지주사 체제 전환 역시 난항을 겪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10월 롯데지주를 설립했으며 지주사 체제를 완전히 갖추기 위해서는 편입 계열사를 확대하고 롯데손해보험, 롯데카드 등 금융 계열사들을 정리해야 하는 문제가 남아있다. 

롯데는 지주사 출범 후 2년 내 금융 계열사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내년 10월까지 기한이 남아있긴 하지만 그룹 핵심사업 중 하나이므로 총수의 직접적인 관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중요한 사업의 경우 최고 경영자가 있어야 시기적절한 상황을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박지수 기자 jis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