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조업 골든타임을 지켜라]삼성전자-아이리녹스 상생 현장
지난달 28일 충남 천안에 있는 화장지 제조업체 아이리녹스의 스마트공장 내부 모습. 엄정훈 대표가 직원과 함께 생산 라인을 점검하고 있다. 천안=신무경 기자 yes@donga.com
아이리녹스는 2016년까지만 해도 자동화 설비가 갖춰지지 않아 사람들이 직접 어른 키의 두 배가 넘는 펄프를 옮겨 날랐다. 원자재와 인력, 운반차가 뒤섞인 혼돈스러운 작업장에 자동화는 언감생심이었다. 제조 공정을 한눈에 파악하기 어렵다보니 곳곳에 비효율이 난무했다.
불과 2년 만에 급격한 변신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삼성전자가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 공장 지원사업’ 덕분이다. 이 회사는 2016년에 생산관리 시스템, 자원관리 시스템 등을 도입하며 일일이 손으로 기록하던 작업을 전산화했다. 2017년에는 센서를 생산 라인에 접목하는 방식으로 공정을 자동화했다. 덕분에 불량률은 전년 대비 75%가 줄고 생산성은 11% 개선됐다. 매출 역시 자동화 도입 이전보다 22% 껑충 뛰었다.
삼성의 ‘스마트 공장 지원사업’은 대·중소기업 상생 협력의 대표적인 모범 사례로 꼽힌다. 이 사업은 지방 기업의 제조 역량을 강화하고자 마련된 상생 활동으로 △공장 운영 시스템 △제조 자동화 △공정 시뮬레이션 △초정밀 금형 분야에서 중소기업의 요청이 있으면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해주고 현장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사업이다. 물고기를 직접 잡아주기보다 낚시하는 법을 가르쳐 줌으로써 중국 제조업과 경쟁하는 법을 터득하게 돕는 식이다.
전인우 중소기업연구원 부원장은 “국내 중소기업이 중국 업체의 인해전술식 저가상품 공세에 맞서 싸우려면 생산성과 효율성 개선, 제품 차별화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면서 “앞으로 대·중소기업의 상생협력은 중소기업의 체질 개선을 돕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안=신무경 기자 y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