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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이어 ‘강남’ 실언… 장하성의 ‘가벼운 혀’

입력 | 2018-09-07 03:00:00

[고삐 풀린 서울 집값]“모두 강남에 살 이유 없어” 발언 파장
여권서도 “이젠 회복불가능 수준”, “모두가 꿈 꿀 이유 없어” 패러디도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에도 서울 아파트 가격 급등세가 멈추지 않자 여권에서는 노무현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를 떠올리는 ‘부동산 트라우마’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모든 국민이 강남에 가서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오른쪽)이 6일 서울 종로구 이마빌딩에서 열린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출범식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이 5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국민이 강남에 가서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고 한 이른바 ‘강남 발언’이 정치권을 넘어 사회적으로 거센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여권 내부에선 “회복 불가능한 수준이다. 장 실장이 이 발언으로 ‘정치적 요단강’을 건넜다”며 역대급 실언(失言)이 미칠 파장을 우려 섞인 시각으로 지켜보고 있다. 장 실장은 “강남에 삶의 터전이 있지도 않다. 저도 거기(강남)에 살고 있기 때문에 제가 이렇게 말씀드리는 것”이라며 “급격하게 세금을 올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강남이니까 다 세금을 높여야 된다’는 방식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6일 “장 실장이 최근 언론 접촉을 늘리며 소득주도성장과 부동산 폭등 사태에 대해 해명하고 설명하고 있지만 오히려 실수를 하며 오해를 부추기고 있다. 지켜보는 우리도 답답하다”고 말했다. 장 실장은 ‘강남 발언’ 이틀 전인 3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률(16.4%)에 대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높았다. 솔직히 저도 깜짝 놀랐다”며 마치 남의 일인 양 ‘유체 이탈’ 화법을 구사해 논란이 일었다. 장 실장의 ‘강남 발언’ 후 인터넷과 모바일에선 “모든 국민이 꿈꿀 이유는 없다. 내가 꿈을 꿔봐서 말씀드리는 것” 등 각종 패러디까지 등장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6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강남과 비(非)강남을 의도적, 고의적, 기획적으로 편 가르는 금수저의 좌파적 발상”이라며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될 것 아니냐’는, 철없는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 같은 소리는 그만하라”고 비난했다. 한국당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도 “강남 아니면 다른 데 살면 안 되느냐고 이야기하는 것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지 고려하지 않은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 실장의 발언은) ‘모든 사람이 부자일 필요 없다. 내가 부자라 하는 말씀’이라는 뜻”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을 깎아먹는 일등공신”이라고 지적했다.

홍정수 hong@donga.com·한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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