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풀린 서울 집값]“모두 강남에 살 이유 없어” 발언 파장 여권서도 “이젠 회복불가능 수준”, “모두가 꿈 꿀 이유 없어” 패러디도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에도 서울 아파트 가격 급등세가 멈추지 않자 여권에서는 노무현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를 떠올리는 ‘부동산 트라우마’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모든 국민이 강남에 가서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오른쪽)이 6일 서울 종로구 이마빌딩에서 열린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출범식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여권 핵심 관계자는 6일 “장 실장이 최근 언론 접촉을 늘리며 소득주도성장과 부동산 폭등 사태에 대해 해명하고 설명하고 있지만 오히려 실수를 하며 오해를 부추기고 있다. 지켜보는 우리도 답답하다”고 말했다. 장 실장은 ‘강남 발언’ 이틀 전인 3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률(16.4%)에 대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높았다. 솔직히 저도 깜짝 놀랐다”며 마치 남의 일인 양 ‘유체 이탈’ 화법을 구사해 논란이 일었다. 장 실장의 ‘강남 발언’ 후 인터넷과 모바일에선 “모든 국민이 꿈꿀 이유는 없다. 내가 꿈을 꿔봐서 말씀드리는 것” 등 각종 패러디까지 등장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6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강남과 비(非)강남을 의도적, 고의적, 기획적으로 편 가르는 금수저의 좌파적 발상”이라며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될 것 아니냐’는, 철없는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 같은 소리는 그만하라”고 비난했다. 한국당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도 “강남 아니면 다른 데 살면 안 되느냐고 이야기하는 것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지 고려하지 않은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홍정수 hong@donga.com·한상준 기자